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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독가 한희정 May 14. 2022

숫자 100

자주 드나드는 서혜정 낭독연구소 카페에 100일 낭독 도전 게시판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의 일로 여기지 않았다. 늘 시간에 쫓기는 현실과 잘하지도 못하는 낭독을 100일씩이나 계속 올려 남들의 씁쓸한 시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100이란 숫자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매주 만나는 낭독 동기 미팅 '콜라 낭독'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들의 낭독을 더 향상하기 위해 100일 낭독 도전을 해보자고!. 사실 난 대중적은 아니더라도 이왕 낭독의 매력에 빠져 살다 보니 적어도 100권의 책은 낭독해보고 싶은 계획이 있었다. 너무 늦게 만난 낭독을 늘 아쉬워하므로.


얼떨결에 낭독 동기들과 시작한 100일 낭독이 벌써 40일째 접어든다. 혼자라면 포기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함께라서 오늘도 녹음파일을 올렸다. 첫째 날이 가장 힘들었다. 많은 카페 멤버들의 조회수에 신경이 쓰였다. 한 명의 조회수도 없기를 바랐다. 그들의 귀를 거슬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에 마음이 집중되었다. 욕심을 부려 선택한 책도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라 녹음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렸다. 당연히 내가 들어보아도 모자라는 부분 투성이인 낭독인지라 얼굴이 붉어졌다. 그렇지만 함께하기에 덜 외롭기도 하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첫 번째 녹음파일을 업로드하고 눈을 질끈 감고 '등록'을 클릭해버렸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그냥 100일을 채워보자고! 나 자신에게 파이팅! 을 외치며.


둘째 주부터는 내가 봐도 좀 뻔뻔해졌다. 점점 더 편안한 마음으로 낭독 파일을 올렸다. "에라, 모르겠다. 이왕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봐야지"하는 심정으로. "조금이라도 나의 낭독이 나아질 수 있다"는 소망을 갖고. "무엇보다도 나에게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시도조차 못하고 쳐다만 보고 있는 것보다는 잘 시작했다"에 칭찬의 한 표를 던지면서. 가끔은 더 많은 분량을 못 읽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40일째 접어들면서 두 번째 책을 낭독하고 있음에 뿌듯하다. 역시 머릿속에 생각만으로 묵혀두는 것보다는 잘 못하더라도 시작하길 잘했다.


 




갑자기 숫자 '100'에 대해 궁금해진다.  왜 '100'이라는 숫자가 여기저기 많이 사용되는 것일까? 유달리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만 '100'이란 숫자가 친숙한 것인지 궁금하여 인터넷을 찾아보니 외국에서도 '100'이란 숫자는 이모저모로 우리와 똑같이 사용되고 있었다.


'백'이란 숫자는 순우리말로는 '모두', '전부'라는 뜻의 '온'이며 '여러', '모든', '모두', '온갖', '노력하다', '힘쓰다', 빽빽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다'등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되면 기념하는 일잔치, 남녀가 만나 100일이 됨을 축하하는 백일기념 이벤트, 부부가 인연을 맺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한평생을 함께 한다는 년해로, 대학 입시와 수양 등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백일 동안 드리는 일기도, 평가시험에서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맞힐 때 받는 점수 점, 먼 장래를 내다보고 세우는 커다란 계획을 의미하는 년지대계, 돈이 많은 사람을 지칭하는 만장자' 등 긍정적인 의미로 흔히 통용된다.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100일 완성 한글 공부', '일본어 회화 100일의 기적', 똥 손 탈출 100일', '100일 숙성 묵은지 김치찌개'등 책의 제목에서 보듯 개인적 문제 해결과 자기 계발을 위해, 그리고 '화이저 백신 100일 작전',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적 업적 평가를 위해 '100'이란 숫자가 사용된다. 100일간의 지속적인 행위는 그만큼 큰 변화와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100'이란 숫자로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지 적어보며 선언한다.

'100세' 시대라는데 숫자 '100'을 작든 크든 나의 삶에 적용하여 하나씩 도전해 나가다 보면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때로는 조금 힘들지라도 성장을 향해 몰입하는 그 시간이 더 즐겁고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목표가 있는 삶은 내가 살아가는데 큰 버팀목이 되어줄 테니까.


일단 함께 시작한 100일 낭독 도전 잘 마치기

지금부터 하고 싶은 100개의 버킷 리스트도 작성해 보기

건강을 위해 제일 싫어하는 운동 100일 도전하기

이제 막 발 디딘 브런치에 100개의 에세이 글 쓰기

100일 홀로 여행하며 여행기 글쓰기

유튜브에 100개의 좋은 글 읽어 올리기

유튜브 영상음악 100개 작곡하고 연주 파일 만들기




여러분도 '100'도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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