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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독가 한희정 Jul 03. 2022

코로나가 울 집에도


드디어 나도 확진 판정 7일째. 우리 부부는 자동 별거 중이다.


남편은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 같지 않은 환자이지만 아직은 positive라 방 안에서 지내고, 난 누가 봐도 심한 환자라 또 다른 한쪽 끝방에서 지낸다. 확진받은 후 첫 3일 동안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심한 두통에 온 몸의 뼈가 내 뼈 같지 않았고 미열과 오한도 와서 나의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기침은 계속되고 목이 많이 아프다. 


남 얘기로만 알았던 코로나가 우리 집에도 찾아왔지만 그래도 생각해보니 난 지금 행복하다. 


나를 챙겨주는 아이들이 곁에 있어 주어서. 

비디오 톡이지만 평상시보다 아이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단 하루의 쉼도 없었던 3년 반 만의 휴가로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어서.

큰애가 재미있다고 보내준 무료 다시 보기 드라마를 볼 수 있어서.

마음껏 낭독은 못해 아쉽지만 밀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피드백만 받고 퇴고하지 못한 글들을 다시 볼 시간이 있어서.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지인들의 톡을 읽으며. 


나는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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