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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독가 한희정 Jan 08. 2023

어쩌다 '꿈러너'에!

세상에나! 내가 '달리기'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니! 


막상 달리기에 관한 글을 쓰려니 쑥스럽고 어색하기 그지없다. 나에게 ‘달리기’는 학창 시절! 해야만 하니까 하던 과제 같은 달리기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달리기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왔다. 2022년 ‘꿈러너’와의 만남은 아직도 신기하고 낯설다. 


'꿈러너'는 꿈꾸는 러너 북모임이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달리기에 관한 책을 읽는!


나는 평생 달리기 뿐만 아니라 어떤 운동과도 담을 쌓아온 사람이다. 운동에 나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에는 무척 인색하다. 학창 시절에는 체력장 점수를 1점 올리려고 애쓰느니 공부를 택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걷기’조차도 게을리하는 나에게 “너도 이젠 운동이 필요해!”라는 나의 몸소리가 들리곤 했다. 장시간 낭독을 하다가 허리 통증으로 앉아있기가 불편해져 멈춰야 할 때도 있었다. 가끔 심한 편두통도 찾아왔다. 가족들의 식사준비를 하다가 피곤이 몰아쳐 잠시 누웠다가 일어나기도 했다. 의례히 과거 갑상선암 수술로 오는 증상이라고 다독이기도 했지만 더 이상 운동을 미루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까지 해야 하는 북모임이 부담스러워 엄두도 내지 않았던 '꿈러너'  


작년 여름 어느 날, 나의 상태를 알아차리기라도 하신 듯 '자기 속도대로 운동을 하면 된다'는 스위트님의 말씀에 혹하여 날름 톡방으로 쏙 들어갔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나는 완전히 이상한 나라에 와있는 앨리스가 되었다. 먼저, 수많은 달리기에 관한 책들의 출간에 놀랐다. 그리고 날마다 올려주시는 멤버들의 ‘오늘의 달리기 코스’ 인증들을 보면서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구나!”하며 입을 쫙 벌렸다. "헐! 나 여기에 왜 들어왔지?"를 연발하며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 같아 고민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멤버들의 운동 에너지가 나에게도 전해져 "나도 운동을 해야지." 하는 마음이 생겨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나에게도 찾아온 조그만 변화 


꿈러너 리더인 스위트피님의 긍정 파워는 날마다 감동 그 자체이다. 내가 낭독에 빠져 살듯이, 달리기 또한 스위트피님의 삶에 크나 큰 에너지가 되어주는 것 같다.  2013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하셔서 지금까지 각종 마라톤에 출전하시면서 달리기의 역사를 써나가고 계시다. 


혼자만 달리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함께' 달릴 수 있는 북클럽을 시작하신 스위트피님의 선한 영향력은 나같이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까지 그 사랑과 열정이 미친다. 비록 책을 읽으면서 달리기 하는 사람들의 세계에 연거푸 감탄만 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나에게도 불과 몇 달 만에 미약한 변화가 일어났다. 아직은 90:10 비율의 ‘걷뛰'지만, 일상생활에서 나만의 방식대로 '뛰'비율을 늘리려고 틈새 시간을 챙긴다. 


집 밖에서 걸을 땐 아주 짧은 거리이지만 목표점을 정하고 ‘뛰’를 한다. 실내에서 트레이드밀을 할 때도 잠깐이나마 숨이 차서 헐떡일 때까지 ‘뛰’를 한다. 음식을 데우려고 전자레인지를 돌리다가도 그냥 서서 기다리지 않고 나만의 ‘맨발 뛰’를 한다. 책상 앞에 장시간 앉아 있다가도 일어서서 ‘제자리 뛰’를 하며 다리를 움직인다. 집 안에서 계단을 오를 때도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도 한다. 일상에서의 순간순간들의 숨참 증상을 느끼는 것이 싫지가 않다.  처음엔 '1분 뛰'도 숨이 턱턱 막혀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5분 뛰'는 가능하다. 



운동도 '꾸준'이 답인 것 같다. 날마다 조금씩 가능한 틈새시간을 챙기다 보면 내년 이맘때쯤이면 지금 나의 ‘뛰’ 분량이 10에서 50으로는 변화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꿈러너 북모임 멤버들! 

함께 달리는 부부! 달리기를 좋아하는 달달이 부부! 스위트님 응원합니다. 

발가락이라도 담그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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