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나낭(나에게 낭독) 샘들의 2박 3일 울산 여행에 동행했다. 당일 아침 10시, 고속철도 SRT를 타기 위해 수서역으로 향했다. 수서역은 생각보다 넓었다. 사람들도 많고 복잡했다. 두리번거리면서 안내를 따라 기차를 탈 수 있는 게이트를 찾아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인지 샘들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멀리서 명희샘의 모습이 보였다. 곧이어 주희샘과 동미샘도 도착했다. 샘들의 티켓은 1호차였지만, 난 표를 나중에 따로 끊은지라 2호차에 올라타야 했다.
하늘은 흐리고 후덥지근했다. 주말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지난달부터 계획된 여행이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혹 샘들의 여행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스며들었지만 울산은 첫 방문이라 설레기도 했다. 주희샘이 가져다준 커피를 마시며 스치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잠깐이지만 여름 방학 때마다 부산 할아버지 댁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탔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울산 통도사역에 도착할 것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가방을 챙겨 울산역 기차정류장을 빠져나와 마중 나온 해진샘 부부와 첫 대면인 신애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며 해진샘네 휴양림으로 향했다. 약 15분 정도 후 간월 자연휴양림이라는 싸인이 보였다. 휴양림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한마디로 자연 그 자체였다. 차로 그냥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워 도중에 내렸다. 주인장 내외가 심어놓은 블루베리를 맛보며 우리의 휴양은 시작되었다.
짐을 풀고 점심부터 잠들기 전까지 끝없는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비가 내려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등장하는 파라솔 덕분에 바비큐파티도 계속되었다. 빗속에서도 우리들의 웃음은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귀 호강인 동시에 더위도 잊게 해 주었다. 게다가 해진샘의 특허주, 손수 만든 블루베리잼이 듬뿍 들어간 블루베리 칵테일은 어디에서도 다시 먹어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었다. 미안하게도 힘들게 만든 잼을 두 통이나 비웠다.
뒤풀이를 위해 멋진 조명과 마이크 시설이 갖춰진 휴양림 안의 노래방으로 갔다. 완전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샘들의 열정적인 노래자랑을 보고 있노라면 20대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아니 20대로 돌아가도 그렇게 배꼽 잡고 웃으며 못 놀 것 같다. 담 번에는 나도 레퍼토어 한 곡쯤은 준비해야 샘들이 끼워줄 듯하다. 하하!
다음 날 아침 일찍 눈을 떠 베란다에 나가 간월산의 아침소리를 들었다. 산의 소리는 시끄럽기까지 했다. 명희샘과 휴양림을 걸으면서 곳곳에 보이는 오래된 자연의 흔적을 엿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자연휴양림이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되었다.
해진샘에게 연락이 왔다. 김치찌개를 끓여놓았다고! 콩국수도 직접 만들었다고!
나의 입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 받아먹으며 입 호강을 누렸다.
배도 넉넉히 채웠겠다, 우리는 수영복 차림으로 숙소와 붙어있는 계곡, 일명 선녀탕으로 향했다. 한 발을 내딛자마자 계곡의 물은 너무도 차가워 얼음 위를 걷는 듯했다. 계곡 안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주희샘이 먼저 퐁당!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했다. 이어서 해진샘, 신애샘, 그리고 나도 용기를 내어 퐁당! 곧이어 명희샘도! 그 순간의 짜릿하면서도 아찔한 차가움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있으랴! 심장마비 일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 하하! (다리가 아파 못 들어가고 사진을 열심히 찍어준 동미샘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한 여름의 계곡에서 한 겨울을 만끽한 우리는 다시 어른 수영장으로 향했다. 주인장 덕분에 우리끼리만 즐길 수 있었던 미끄럼틀!(워터 슬라이드) 기회는 이때다 싶기도 하고, 나중에 후회를 남길 것 같아 용기를 내었다. 60세 할매의 작은 도전 하나로 또 하나의 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저녁에는 또다시 거한 바비큐 파티가 이어지고!
끊이지 않는 이야기와 그칠 수 없는 웃음도 계속되고!
와인따개가 없어도 와인을 따 마시고야 마는 우리들만의 이야기는 추억으로 남기고!
과하게 준비하신 해진샘 덕분에 거하게 먹었습니다.
메낭친구샘들 덕분에 아주아주 찐하게 놀았습니다.
한시도 멈추지 않는 행복한 울산 여행이었습니다.
사시사철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간월 자연휴양림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