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무게

귀로 듣는 컬러, 옐로우와 블루

by Redsmupet

고대 이집트 신화에 '아누비스'라는 신이 등장한다. 자칼의 머리를 가진 그는 저승 문 앞에서 우리를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아누비스에게는 천칭 저울이 있다. 한쪽에는 죽은 자의 심장을 얹고 다른 한쪽에는 그 사람의 날개에서 뽑은 깃털을 올려놓는다. 사람이 죽으면 안보이던 날개가 보이게 된다고 이집트인들을 믿었나 보다. 심장이 너무 무거워서 날개에 있는 깃털을 다 뽑아야 무게가 맞춰지면 그 심장의 주인은 하늘로 날아올라갈 수가 없다.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하는 자는 심연으로 가라앉게 된다. 최소한 날 수 있는 만큼은 날개에 깃털이 남아 있어야 한다. 죽어서 천국에 가려면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심장을 가볍게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심장을 깃털만큼 가볍게 유지할 수 있을까? 옐로우와 블루 컬러가 함께 담긴 오라소마의 8번 바틀 '아누비스'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어제 꿈에서 이 바틀의 색깔이 너무나 선명하게 나타나 옐로우와 블루 음악으로 명상을 한다.




꿈속에서 나는 어떤 교실 안에 있었다. 보통 교실보다 작은 공간이다. 교실 문 앞에서 나를 포함한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여자 선생님이다.

"여러분 '아~'하고 큰 소리로 외쳐보세요."

다 같이 "아~"하고 소리를 지른다.

"이제 왼쪽을 보세요. 소리를 지르기 전에는 안보이던 빨간 발자국이 보일 거예요."

왼쪽을 보니 정말 거인 발자국 같은 커다란 발자국 두 개가 찍혀있다. 그런데 내 눈에는 그 발자국이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보이다가 이내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바뀐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빨간색 발자국이 보이는지 확인한다. 학생들이 모두 빨간색 발자국이 보인다고 말한다. 나는 손을 들고 선생님께 말한다.

"선생님~ 저한테는 저 발자국이 파란색 하고 노란색으로 보여요."

선생님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시더니 앞으로 나오라고 한다. 무슨 말을 해주실까 궁금하던 찰나에 알람이 울려서 잠에서 깨버렸다.


잠에서 깨자마자 입에서 단어 하나가 흘러나왔다. "아누비스"

사실 나는 지금 레드와 딥 마젠타가 함께 담긴 "에너지 레스큐"라는 이름의 바틀을 쓰고 있다. 처음 보았던 발자국 색깔! 오라소마에서 딥 마젠타는 일반적인 컬러에서 검은색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모든 컬러를 다 담은 색깔이라는 의미에서. 이 바틀은 말 그대로 기운이 달릴 때, 현실에 발 딛고 서있는 게 힘에 부칠 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바틀이다. 지금 내가 쓰는 에너지 레스큐 바틀이 나를 구조해서 데리고 가는 곳이 아누비스 신이 지키는 문 앞일까? 지금 내가 비축하는 에너지가 쓰일 곳이 여기라는 걸까?


하나의 문을 통과한다는 건 한 단계를 통과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 허들 경기가 떠오른다. 허들 경기는 달리기만 잘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자신의 허리를 훌쩍 뛰어넘는 허들을 얼마나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가볍게 뛰어넘으려면 운동신경도 좋아야겠지만 일단 몸이 가벼워야 한다. 아누비스는 지금 내 앞에 놓인 허들을 뛰어넘으려면 특히 심장이 가장 가벼워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나의 심장은 얼마나 가벼울까?

심장을 무겁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심장, Heart, 다른 말로는 가슴, 에메랄드그린의 공간. 이곳에 무언가 쌓아두지 말 것!

이게 심장을 가볍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그런데 이 공간에 무언가 들어오는 족족이 쌓아두지 않고 내보내는 게 쉽지 않다. 근심, 걱정, 불안, 초조, 비교라는 놈들이 이 공간에 찾아오면 자꾸만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들의 이야기는 막장 드라마보다 중독성이 더 강하다.

'이제 그만 보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지났잖아. 여기까지만 듣고 보내자.'

드라마에 한번 빠지면 마지막 회까지 끊을 수가 없는 것처럼 끝없이 "여기까지만"을 외치며 눌러앉아버린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들이 점점 커진다. 이 놈들이 풍선이었나? 뭐 이렇게 계속 커진담.

풍선이라면 커져도 가볍기나 하지 이 놈들은 커진 만큼 무거워진다.


이걸 심장이 무거워지는 메커니즘이라고 해도 될까?

최소한 나에겐 이런 메커니즘으로 심장이 무거워지게 되는 것 같다.


심장을 가볍게 하려면 중간에 드라마를 끊고 일어설 때처럼 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하더라?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드라마에 빠져들 때, 마지막 편까지 안 가고 중간에 끊는 방법, 혹시 그 비결이 있는가?


나에게 한 가지 방법이 있다. 해보니 제법 잘 통한다.

기왕 보는 거 몇 편까지 보기로 결정을 한다. 여기까지만, 여기까지만 하다 보면 오히려 끝도 없어지니 그냥 보는 동안은 마음 편히 보기로 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 오늘은 딱 세 편만 더 볼래.'

세 편을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긴다. 아예 영화관처럼 제대로 세팅을 한다. 팝콘이라도 있으면 더 좋다.

참 희한한 게 무언가 작정을 하고 하기로 결정하면 금방 정이 떨어진다. 생각보다 흥미가 금방 떨어진다. 딱 결정한 만큼 채워진 그 순간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게 쉬워진다.


내 심장, 내 마음에게도 그렇게 해본다. 아예 작정을 하고 언제까지 내 마음을 찾아온 감정들이 이야기를 하게 둘지 결정한다. 그리고 종이와 펜을 준비해서 아주 진지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는다. 이렇게 작정한 시간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받아 적다 보면 '내가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다다른다. 그 순간 내 마음을 찾아온 감정들을 편히 보내줄 수 있게 된다. 아니 얼른 가라고 보내버린다. 아주 속 시원하게!


일상적인 감정이 아니라고 다를게 뭐 있을까?

새로운 변화 앞에서, 새로운 도전 앞에서 내 마음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그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절대 끊지 못할 거라고? 어디 한번 해보지 뭐.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당신도 한번 시도해보지 않겠는가?



[옐로우와 블루가 담긴 바틀, 아누비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서 나는 변화의 가능성에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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