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어른'이야
잘 풀어야지
음, 그 걸로 뭘 하지?
두둑해진다고 했으니까
어른은 쉽지 않아 어려운 문제야
아무리 배워도 풀리지 않아
어렵게 외운 공식도
매번 답이 다르게 나오지
두둑해질 거라 했으니까 아직 일러
포기하면 두둑함이 사라져
첫 문제는 눈감아주었어
공식을 잘 못 대입 해 틀렸는 데도 말이지
기분 좋아 두둑함이 한층 높아졌어
다음 다음이 문제야
어쩌지? 문제를 모르겠어
문제가 이해되지 않아
같은 문제에 숫자만 늘었는데
지난 공식이 맞지 않아
문제가 기분에 따라 답을 바꿔
문제가 커졌어 두둑함이 낮아져 가
답이 여러 갠데
원하는 한 가지 답만 요구하는 딱딱한 문제들이
나의 두둑함을 깎아내리고 있어
문제들이 내 연필을 꺾으려고 해
도망쳐야 해 풀리지 않는 문제에서 벗어나야 해
답답한 문제의 집을 열고 뛰쳐나가야 해
문제를 만났어
우연히 열려있는 다른 문제를 만났어
내가 모두 이해하고 풀 수 있는 문제였어
틀려도 두둑함이 깎이지 않고 쌓이는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주는 따뜻한 문제였어
고민이야 문제의 집
다시 열어야 할지 닫아야 할지
푸는 척 답을 미뤄야 할지
그러다 나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되면 어쩌지
따뜻하고 상냥한 문제가 말했어
문제는 틀려도 좋다고
맞춰보는 거라고 맞춰가는 거라고
문제 있는 문제를 걱정하는 문제는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두둑함이 쌓였어 기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