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만에 왔는데 반갑지 않소
처음 온 것도 아니고 해마다 왔는데
일 년을 기다려 별러서 왔는데
원래 내 성격이 화끈하고 격정적인데
모르는 것도 처음 겪는 것도 아닌데
왜들 이리 호들갑인가요
딸린 식구가 많은데 어찌하나요
큰딸 장마는 해마다 왔는데
그 애가 습하지만 귀한 물 많이 가져오지 않았소
둘째 딸 소낙비는 참말로 예쁘지 않소
뜨거운 것 미안해 가끔 식혀 주는 것도 싫나요
큰아들 무더위가 올해 좀 심하게 했나요
무더위가 있어야 여름이라 하지 않았소
막내아들 열대야는 데려오지 않으려 했지만
울면서 따라붙는데 그 어린 걸 어찌 두고 오겠소
그래도 말썽꾸러기 태풍이는 두고 오지 않았소
태풍이는 진정 보고 싶지도 않은 게요
나 싫다고 춘화 추희 동숙이 하고만 살 건가요
지난번에는 동숙이 독하다고 난리 치더니
아예 그마저 내치시지요
당신 좋아하는 춘화 추희 하고만 사실 건가요
나 같은 뜨거운 여름이와
차분하고 냉정한 동숙이가 있어야
조화롭고 자연스러운 것 아니던가요
내친김에 여름방학 없앨 건가요
이제 하기휴가는 안 갈 건가요
당연히 해수욕도 안 갈 거지요
진득하게 참을 줄도 알고
여유롭게 받아들이면서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주면 안 되겠소
나 여름이는 진정 당신이 좋아서 왔소
당신도 나를 제일 좋아한다 하지 않았소
우리 석 달만 화끈하게 살아봅시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무더위도 한풀 꺾이겠지요.
힘들지만 그때까지 견뎌내야지요. 웃으며 삽시다.
노란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