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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Oct 01. 2016

가을비

뒤척이며 잠 못 이루던 초가을 새벽녘

후두두둑 비 소리에 선잠을 깬다

추석 쉬러 온 옆집 그 애도 간다 했는데

속 마음 끝내 말하지 못한 가슴속으로

추적추적 처량하게 가을비가 내린다


좋아하는 마음 어찌 전할까 

말을 할까

아니 편지를 쓸까

차라리 전화를 할까

그런데 거절당하면 어쩌나

망설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네

어릴 땐 스스러움이 없었는 데

서울로 학교 간 뒤로 어려워졌네

아니 너무 예뻐져서 자신이 없네


빨간 우산 쓴 그 애가 길을 나선다

가을비 속에 온 가족이 배웅하는 데

잘 가라는 말 한마디 겨우 던지고

서글픈 웃음만 지어 보였네

긴 머리의 그녀는 해맑게 웃으며

오빠 잘 있어!

그 한마디뿐이었네!!


서러운 가을비 맞으며 바보가 운다

그 바보 가을비 내리는 사흘 내내

감기 몸살을 앓았다


* 올해는 유난히 가을비가 많이 오네요.

  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노란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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