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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사랑
첫눈
by
노란 보석
Sep 28. 2016
첫눈
이 내렸습니다
밤사이 소리 없이 하얗게 소복이 쌓였습니다
단풍이 다 지기도 전에
감나무 홍시를 다 따기도 전에
첫눈이 성급히 내렸습니다
그녀가 떠나던 날도 첫눈이 내렸습니다
천지를 하얗게 덮은 날
그녀는 흰 눈 위에 발자국만 남기고 떠났습니다
다시 오겠다는 약속은 했었지만
언제 오겠다는 약속은 없었습니다
혹시 첫눈이 왔으니 그녀가 돌아올까요
동구 밖 산모퉁이 바라보며 그녀를 기다립니다
흰 눈 덮인 홍시가 유난히 빨갛습니다
그녀 몫으로 남겨둔 홍시를 까치가 쪼고 있습니다
까치가 밉습니다
아니 오지 않는 그녀가 더 밉습니다
첫눈을 밟으며 그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가슴이 하얗게 시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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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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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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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현재 기업 시스템 구축 컨설팅을 하고 있음.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 작가. 시, 소설, 에세이를 행복의 구도에 맞추어 촬영 하듯 쓰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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