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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Apr 15. 2016

남해 다초지 벚꽃

안개 낀 날의 벚꽃 풍경

남해 다초지는 벚꽃이 유명하다.


남해읍에서 상주 방면으로 2KM 정도 가면 왼쪽에 조그마한 소류지가 있다.

저수지 둑방 위에 오래 전에 심은 벚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나 70-80년은 되어 보인다.


올봄에는 멋진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다가 마침 벚꽃이 만개하였다하여 새벽 5시에 출발하였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안개가 자욱이 끼어 50미터 앞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 그래도 나선길인데....  거기에다 일기예보는 내일부터 비라고 하니 오늘을 놓치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속도로 도착해 보니 안개가 깊어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원래 다초지 벚꽃 사진은 저수지 건너편에서 저수지와 튤립 꽃 혹은 유채꽃을 전경으로 하고 건너편 벚꽃 사이로 아침해가 떠 오를 때 저수지 반영까지 넣어서 찍는 것이 국민 포인트의 법칙이다.

그러나 안개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으니......

되돌아 올까 망설이다가 둑으로 걸어가서 숲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남해 군에서 구경하기 좋으라고 저수지 둘레길을 데크로 만들어서 걷기는 쉬워졌으나 정취는 사라져 버렸다.

행정 하는 사람들은 미적 감각이나 정취는 정말 모르는 것 같다. 돈 들여서 쓸데없는 일을 왜 하는가!

데크가 아니더라도 정취 있는 산책길을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인데......

각설하고


안개가 있다하여 사진을 못찍는 건 아니다.

삼각대를 펴고 타임을 길게 주면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안개는 통상 높은 곳에 올라 밑에 깔린 것을 찍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건 완전히 안개 속으로 들어가 찍는 것이다.

벚꽃이 안개와 어울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순간은 아무도 없는 적막감 속에 너무나 멋진 경험이었다

안개가 멀리 있는 지저분한 것들을 가려주어 심플하고 몽환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특히 벚나무는 나무와 줄기가 검기 때문에 흰 벚꽃과 대비되어 흑백에 가까운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그날 내가 찍은 사진 몇 점을 공유한다.

고목의 늠름한 자태와 연분홍 벚꽃 색깔이 어우러져 한 점의 동양화 같은 느낌의 사진!!

"남들이 찍지 않는 나만의 사진"을 감상해 보시라.

 



*사진을 보는 것 이외의 타용도 사용은 작가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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