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식’과 ‘별미’

바게트 치즈 샌드위치.

by 코지

내가 일하는 곳의 가장 큰 복지는 매일 갓 구운 바게트를 먹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방금 나온 바게트를 샌드위치 용으로 반으로 자르면 구수한 누룽지 향을 풍기며 김이 모락모락 난다. 그런 바게트는 마치 생명력을 지닌 듯 따뜻한 온기를 내뿜는다. 매일 바게트를 먹어보고 빵 냄새를 맡는 것은 다른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나만의 직장 내 소소한 기쁨이었다.


베이커리 분야의 직원들은 새벽부터 일을 시작한다. 우리 매장은 빵을 만드는 제빵사 분들은 빠르면 새벽 4~5시에, 샌드위치를 제조하는 분들은 6~7시에 , 그리고 홀을 담당하는 나는 7~8시에 출근을 한다. 잠도 덜 깬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다들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어야 한다. 각자 집에서 고구마나 과일 등의 아침거리를 가져와서 나눠 먹기도 한다.


손님들의 샌드위치를 싸기 전, 우리의 '특식'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를 연다. 이 '특식' 샌드위치들은 기존에 없는 레시피들로 만들어진다. 일이 아닌 우리가 먹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더욱 창의적인 샌드위치가 탄생한다. 간혹 동공이 커지는 맛을 발견해서 정식 레시피가 되기도 한다.


내가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던 샌드위치는 갓 나온 바게트에 하바티 치즈를 한 장 넣은 바게트 '치즈 샌드위치'이다. 샌드위치를 만들 바게트를 바르고 남은 자투리로 만드는 미니 샌드위치인데, 나는 이것을 '별미'라고 부른다.


“요것 참 별미네요"라고 말한 것이 시작이었는데, 매니저님은 이 단어를 베이커리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셨다. 시골 맛집에서 들을법한 단어이지만 정감 가니 구수하고 좋다고.


내가 이 맛을 좋아하는 이유는, 하얀 치즈가 뜨끈한 바게트를 만나 쭉 늘어지는 것을 맛보면 하루의 고단함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일종의 보상 심리랄까. 치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 매력에 단단히 빠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치즈 한 장만 넣다가 점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었다. 치즈 + 후추 조합, 치즈 + 후추 + 피스타치오 아몬드 조합 등등. 이렇게 맛의 변주를 주며 오픈 시간 전 동료들과 나눠먹는 샌드위치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돈을 내면 사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샌드위치가 아닌, 노동의 즐거움과 동료들과의 전우애, 우리의 고단함 등이 담겨있는 남다른 샌드위치이니까. 아마도 내가 퇴사를 한다면 이 특식과 별미를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마치 떠나보낸 연인을 한동안 그리워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