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물 안 개구리일까?

by 제이미
우물 안 개구리는 좋은 이야기꾼이 될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쓰려면 세상 밖으로 나가 부지런히 낯선 사람들을, 자신과 다른, 심지어는 정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만남과 경험을 꼼꼼히 기록해 놓았다가 나중에 작품에 활용해야 한다.
-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여기서 핵심은 '기록'인 것 같다. 벌써 많은 경험을 했는데 기록을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하면 되지만 문제는 나이 들면 경험을 덜 하게 되고 일상을 길들여진 대로 편하게 살아간다. 한마디로 사서 고생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돈도 들고 말이다. 베르베르 씨처럼 젊었을 때부터 글쓰기를 위한 여러 모험을 했으면 나도 저런 소설가가 될 수 있었을까. 아니 못 됐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의 끈기가 장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작품 <개미>를 위해서 직접 개미집을 화장실에 두고 관찰을 하고 적어도 열 가지 버전으로 바꿔서 이야기를 처음부터 새롭게 써 내려갔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꾸준히 썼다. 역시 뭘 하던지 꾸준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어떤 짤을 보니 우물 안에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개구리인 게 문제라는데 그 말도 일리가 있네. 하하하.


그나저나 이 두서없이 매일 쓰기 잘하고 있는 걸까?

그것도 모르겠다.

어쩌면 진짜 개구리인 게 문제일지도.

그렇다면 난 왜 개구리일까를 깊이 성찰하고

개구리로서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을 해야겠지.

그럼, 결국 힘겹게 나온 우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게 될지도.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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