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미 Apr 20. 2023

난 받아쓰기가 재미있어!

어쩌다 학부모

아이가 오늘 하교하고 놀이터에서 너무 신나게 말한다.

"엄마! 나 받아쓰기 4개 맞은 거 같아. 난 받아쓰기가 너무 재미있어!"

나는 물개박수를 치며 "너무 잘했네! 받아쓰기가 재밌어?"라고 하고 옆에 앉아 있던 여자 친구는 "나도 재밌어!"라고 맞장구친다. 그 친구는 거의 백점만 받는 친구다.

10개 중에 4개를 맞아 반 이상 틀렸는데 받아쓰기가 재미있다는 아이.

그런데 나는 다 맞았다는 말보다 4개 맞았다고 당당히 말하는 아이가 참 대견한 거다. 거기다 재미있단다. 하하하하!

아이를 긍정적으로 키우려고 노력은 했다만 이렇게까지 긍정적인 아이가 될 줄이야.

다른 아이들이 받아쓰기 하나 틀렸다고 아쉬워할 때 우리는 아이가 하나 맞은 기념으로 고기 구워 먹으러 갔다.

아이가 받아쓰기 연습을 하기 싫어할 때는 샤워를 하면서 거울이나 유리에 김이 서리면 거기에 써 보는 연습을 했다. 그랬더니 재미있어한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받아쓰기 다 틀려도 괜찮아. 네가 연습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야."

그래서 그런지 아이는 학교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원래 등원 거부가 심했던 아이라 초등 입학 후 숙제는 선생님과의 약속이니 꼭 하게끔 하고 그 외에는 시키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아직은 등교 거부 없이 즐겁게 잘 다니고 있으니 성공이다. 다른 거보다 아이의 긍정적인 마음 가짐이 오래 토록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순수함은 점점 없어지겠지만.



작가의 이전글 초등 2학년 공개 수업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