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이다. 브런치 글쓰기. 브런치에는 글을 쓰진 않았지만 요새 오전에는 무조건 글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예전에 써 놓았던 소설을 사부작 고치기도 하고 비공개 일기를 쓰기도 한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인증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아침 글쓰기는 전혀 진도가 안 나간다. 집안일도 마찬가지다. 안 한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지만 그 불편함과 찝찝함을 참을 수 없기에 해야 한다. 그런데 글을 쓰려고 앉으면 책이 읽고 싶고 책을 읽으려 펴면 오늘 점심은 뭐 먹을까 저녁은 무엇을 준비할까 하는 걱정과 생각이 머리를 꽉 채운다. 학생 시절 공부하라면 그렇게 딴짓하고 싶더니 나이 들어 엄마가 됐는데도 책상에 앉으면 딴생각하고 있다. 이것도 습관인가 보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서 하는 밥 생각은 결국 저녁을 다 차려 먹고 나면 ‘핑계가 아닌 좋은 계획이었다’로 마무리가 된다.
엄마라고 해서 다 건강한 식단만 고집하지 않는다. 내 입맛이 일명 초딩 입맛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진짜 초등학생인 아들은 입맛이 어르신 입맛이라 설렁탕이나 순대국밥을 좋아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나 스팸 한 조각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좋아했었다. 그건 아빠의 영향이 컸다. 나는 아빠가 만들어주는 맵고 짠 음식을 좋아했었다. 그저 아빠가 만들어줬다는 이유만으로 좋아했고 쓸데없이 엄마 눈치 보고 둘이 낄낄대며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빠는 내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와 결별하셔서 얼굴을 안 보고 산 지 오래되었지만, 함께 즐겼던 음식의 맛과 기억은 너무 자주 떠오른다. 특히 짠 음식을 안 좋아하는 아들이 스팸을 잘 먹는 것을 볼 때마다 입맛도 유전인가 하는 생각도 한다.
글쓰기와 밥 생각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 미래를 오가며 내 삶을 휘젓는다. 익숙한 현재의 밥상에서 낯선 나의 과거 모습을 보고 또 아이의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그 모습을 글로 남기며 다시 한번 나에 대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