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에 커피를 끊고 보리차가루와 미숫가루를 사서 커피를 못 마시는 허전함을 어떻게든 달래려고 했다. 그런데 카페인 섭취를 안 하니 오후에 피곤함과 졸림을 못 견뎌 너무 괴로웠다. 커피를 끊은 이유는 위염 때문이라 카페인을 어떻게든 끊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가끔 말차라떼를 사 먹자고 시작한 게 문제였다. 말차라떼를 마신 날은 오후에도 컨디션이 너무 괜찮고 몸이 녹아내리는 나른함도 느끼지 않았다. 오랜만에 카페인을 흡수한 내 몸이 깨어난 거다. 그 후 말차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말차도 위염에는 좋지 않다고 한다.
나를 깨워주고 위에도 부담 없는 음료는 세상에 없는 걸까? 그럼에도 말차를 포기할 수 없는 나는 말차두유를 샀다. 두유와 같이 섞여 있고 함량도 높지 않으니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말차라떼를 먹었다고 소화가 안 된다거나 위가 거북한 증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습관처럼 마시다가 나중에 또 후회할까 봐 말차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말차의 매력. 초록색과 말차라는 이름이 어쩐지 잘 어울린다. 크레마 회원이라 재밌는 소설 없는지 이북리스트를 뒤적거리다 찾은 책 <월요일의 말차 카페>. 이제 하다 하다 책까지 말차가 나오는 책을 읽는다. 이 느닷없는 말차앓이를 어쩌면 좋을까.
말차라떼가 인스타각이라 좋아할 나이도 아니고 사진을 찍긴 했지만 공개적으로 올려본 적도 없다. 그저 카페인이 높은 초록이가 씁쓸한 맛까지 갖췄다는 이유로 너무 매력적이잖아. 미숫가루가 내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져 갔듯이 말차도 언젠간 멀어지겠지. 다음은 뭘까. 밤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