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라 공감 갔던 책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_사카이 준코

by 제이미

갱년기를 앞둔 40대는 이상 기후 같다. 억수같이 비가 내려 홍수가 일어났다 어느새 가뭄이 와 몸과 마음이 바짝바짝 말라간다. 햇빛이 쨍하고 빛나는 날은 며칠 안된다. 그 무엇도 예상할 수 없다.


진따는 딱 40대 중반이니 누가 뭐라 해도 중년이다. 100세 시대라 40대는 아직 청년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으나 내 주름이, 내 쳐지는 몸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 관리를 안 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한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나 보다. 요즘은 엄마들끼리 만나면 몸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책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에도 어김없이 아줌마들의 몸에 관한 수다 이야기를 언급한다. 적당히 아픈 몸에 대해 이야기하면 공감도 하고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적당히 해야지 정도를 넘거나 자기는 건강하다고 자랑하면 곤란하다고 한다.(한마디로 재수 없다는 얘기다.) 이 부분에서 참 일본인답다고 생각했다. 물론 적당히 하고 넘어가야지 서로 피곤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프다고 징징대는 거 들어주고 건강하다고 지자랑 하는 거 좀 들어주면 어떤가. 그러면서 정들고 같이 머리 맞대고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는 거지. 그게 코리안 주책바자기 아줌마 슈타일 아니겠는가. 갑자기 '섹스인 더시티'나 '위기의 주부'가 생각나는 거 보니 아메리칸 슈타일 같기도 하다.


애니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은 바로 비키니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중년. 하와이에 가 보면 중년이든 노년이든 대담한 비키니를 입은 서양 사람이 많다. 당당히 입고 멋지게 소화한 모습을 보면 멋있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역시 '몸의 분수를 아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유교 문화권의 중년 여성이다. 어쩔 수 없이 이 배를, 이 엉덩이를, 이 셀룰라이트를 다른 사람 눈에 띄게 해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꿈의 비키니. 이제 비키니는 꿈에서나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에 나가면 대담해지기는 하지만 더 이상 살이 타는 게 싫은 것도 한 몫한다. 아무도 나 같은 동양인한테 관심 가지고 쳐다보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비키니를 사서 굳이 입을 필요성도 못 느낀다. 몸 만들어서 프로필 사진 찍을 정도의 자신감이면 입겠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평은 4점이다. 70프로 정도 공감했고 30프로는 문화적인 차이나 너무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부분에서 공감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중년이기 때문에 느꼈던 감정과 행동, 생각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다 포착하여 적어 놓은 이 책은 에세이스트에게는 배울 점이 많은 책이다. 자신의 세대의 특성과 행동을 파악하고 자신의 편견이 직접 경험함으로써 깨져가는 과정을 읽는 것도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