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2일차
어느덧 교토 2일 차입니다.
오늘은 교토의 대표 관광지인 기요미즈데라, 신넨자카, 니넨자카 그리고 귀무덤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은 가을이 성큼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떠나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딴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물리적 거리가 생기니 그만큼 객관적으로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됩니다.
지난 여름, 우리 팀은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바빴습니다.프로젝트 하나도 벅찬데, 동시에 네 개가 돌아가고 있었거든요. 휴가가 절실했지만 도저히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일의 특성상 자기 전까지도 머릿속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맴돌았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마음속 각은 점점 더 뾰족해져 갔습니다.
제 예민함은 ‘초위험’에 가까워지고 있었죠.
평소 같으면 가볍게 넘겼을 말과 행동에 툭 걸려 넘어지곤 했습니다. 마음에 난 생채기는 저를 아프게 했고, 그 아픔은 화로 돌아왔습니다.
불행히도 그 화의 불똥은 주위 사람들에게 튀었죠.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교토로 떠난 지 24시간도 채 안 되어 뾰족했던 각들이 모두 사라지고 동그란 원이 되었습니다.
푸짐한 오리지널 오므라이스 한 입에,
직접 쥐어 주시는 초밥 한 점에,
쫄깃한 자가제면 우동 한 그릇에
제 모든 것이 동글동글해졌습니다.
이렇게 쉬운 거였는데,
제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꼬아서 들은 건 아니었을까요. 그저 맛있는 음식 한 그릇과 작은 여유 하나로
해결될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게 확실해 보입니다.
마음이 여유로우니 내가 보는 세상도, 내가 하는 생각도 모두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니까요.
휴가가 끝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면 분명 또 많은 업무가 쏟아지겠지만, 여행에서 느낀 이 점을 늘 기억하고자 합니다.
항상 둥그런 축구공처럼 살진 못하더라도,
뾰족한 성게가 되어 누군가를 찌르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