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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준 Jan 13. 2019

누군가 홍시감처럼 내 자존감을 먹어 버렸다.-제13화-

-제13화- 언어의 힘

언어가 가지고 있는 힘은 대단하다. 특히 부정적인 언어를 긍정적인 언어로 바꿀 때는 더 효과적이다. 그렇기에 언어의 소중함을 알고 있고 언어의 힘을 받고자 책을 많이 읽는다. 또 필자는 시인의 언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언어 속에는 은유가 가득하다. 그 은유와 표현 속에서 나는 내 언어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용되는 언어는 안정적인 언어이며, 풍부함이 가득한 언어가 된다. 빌려 쓰기도 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도 하는 언어를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지난 화에 자기 긍정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고 오늘도 자기를 긍정하는 방법 중에서 특히 언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선 긍정의 언어 사용에 대해 필자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대학원을 다닐 때의 에피소드이다. 

상담학을 석사로 시작했기에 초기 접수 면접부터 대면상담까지 이론 수업부터 실습까지 다양하게 트레이닝받는다. 주로 대면 상담을 진행하면서 축 어록이란 것을 풀게 된다. 축 어록은 내가 내담자와 함께 이야기 나눈 모든 말을 기록한 것이다. 이 축 어록을 풀어 교수님과 혹은 슈퍼바이저와 함께 내가 어떤 부분을 잘했고, 어떤 부분이 의미 있었는지 등의 언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내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습관을 찾을 수 있다. 대학원 대면상담 실습 때 나는 내담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축 어록을 풀고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축 어록에는 주로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려는 태도가 많이 들어 있었다. 특히 상담에서는 부정적인 거도 긍정적인 것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가진 의미를 파악해야 되지만 나는 부정적인 것도 모두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진 신념 중에서 "좋은 게 좋은 거지" "나쁜 상황도 좋은 생각으로 극복하고 헤쳐나갈 수 있어"라고 하는 언어를 가지고 있기에 내담자의 부정적인 모습까지도 나는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려고 했다. 이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너무 한쪽으로 편향된 긍정을 이야기하고 있는 필자와  방법론이 아닌 내 태도에서부터 우러나는 긍정의 언어이다. 다행히도 내가 이 상담에서 성찰이 가능했던 부분은 편향된 긍정은 사용하기 전에 한 번씩 자기 검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부정적인 언어를 긍정으로 바꾸려고 하는 나의 성향은 방법론 없이도 가능한 내 강점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럼 부정적인 언어를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언어는 자기를 향해 있는 모든 비하적 발언을 이야기한다. 이 비하적 발언은 예를 들어 자기 자신에게 "못 생겼어" "나는 못해" "해도 소용없어" "내가 감히?" "난 이것밖에 안돼" 등의 말이다. 이런 자기 비하적인 발언은 자기 자존감을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나는 저 정도는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런 표현은 누구나 가능하며 누구나 하고 있는 표현들이다. 내가 상황이 나쁘거나 기분이 좋지 않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누구나 자기 자존감을 갉아 머으며 자기 비하적 언어를 스스로 남용한다. 

내가 환경이 좋지 못해서, 상황이 좋지 못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부정적이고 싶어서 부정적인 사람이 되는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필자도 "나쁜 환경과 상황 속에서도 긍정을 잃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말하는 긍정의 언어는 평소 생활습관 속에서 그리고 일상생활 속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내 상황이 좋지 않다면 굳이 긍정적인 사고나 언어를 사용하려고 하지 말고 맛있는 거 사 먹어라. 




나는 "어떤 부정적인 언어를 이렇게 바꾸면 긍정의 언어가 됩니다. "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순히 스킬의 문제라면 그렇게 해주고 싶고 또 바꿀 수 있겠다. 즉 자신이 주체적으로 바르게 서있다면 스킬의 문제가 아닌 자기 자신 깊이 내제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은 부정적인 정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 자신에게는 한가닥 실마리를 잡고 있는 긍정의 정서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눈물을 단순히 슬퍼서라고 생각하지 말라. 기쁨의 눈물일 수도 있다. 오직 자기 자신의 생각으로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을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타인의 정서에 동의하지 말고 나의 판단으로 부정적인 언어인지 긍정적인 언어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긍정의 언어는 스킬로 환원되지 못한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필자 역시도 내가 말하는 것에서 부정의 언어를 긍정의 언어로 바꾸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이럴 때는 맨 위에 언급한 내용처럼 시인의 언어를 빌려 쓰고 작가의 언어를 빌려 쓰는 안전한 방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책에서 긍정의 언어와 에너지를 얻길 바란다.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한 걸음씩 다가설 때 내 자존감을 갉아먹는 대신 자존감을 높이는 싹을 틔우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홍시감처럼 아주 달콤하게 내 자존감을 갉아먹지만 최소한 내가 갉아먹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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