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이준 Jan 13. 2019

누군가 홍시감처럼 내 자존감을 먹어 버렸다.-제12화-

-제12화- 자기 긍정하기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_1939.9월.



위의 시는 정본 윤동주 전집에 들어있는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라는 시다.

나는 위의 "자화상"시를 참 좋아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긍정을 하기도 부정을 하기도 하는 모습과 저 사나이의 모습이 닮았기 때문이다.

사나이가 미워지기도 하고 하지만 그리워지기도 한다. 우리는 자기를 긍정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필자는 오늘 자기를 긍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이란 책을 보면 행복이라는 말과 함께 과거에 대한 긍정적 정서 키우기, 현재에 대한 긍정적 정서 키우기,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정서 키우기 등의 챕터가 존재한다. 나는 이 맥락에서 두 가지를 떼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바로 "행복"과 "정서"다.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돼있어야 자기 긍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기 긍정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행복이라는 키워드와 정서라는 키워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서울대학교 사회 심리학 교수님이신 최인철 교수님이 어느 강연에서 나와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본인은 행복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사람이기에 사람들에게 꼭 듣는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3가지를 제시하셨다. 첫 번째 "연애하세요" 두 번째" 여행 가세요" 세 번째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세요." 결국 우리는 사랑하는 것 그리고 여행을 통해 행복해지는 경로로 갈 수 있다. 그럼 반대로 이야기하면 연애하지 못하고 여행 갈 수 없는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없다는 이야기 인가? 결론은 그렇지 않다. 그 행간을 살펴보면 행복이라는 것은 일단 기본적으로 기분 좋은 정서가 느껴질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사랑의 정서 또한 그렇다. 내가 기분 좋은 사람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 나의 정서도 기분 좋게 바뀐다.





내가 자존감과 자기 긍정에 대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필자의 자랑을 하나만 해보자면 나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 긍정의 기운을 느끼고 에너지를 받아간다. 그만큼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발산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내 지인이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나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고맙다 덕분에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어"라는 피드백을 곧잘 주곤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는 그 어떠한 전문성도, 그 어떠한 분석도 하지 않았고 그저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긍정의 언어로 바꿔주기만 했을 뿐이다. 이렇듯 우리는 긍정적인 누군가와 함께 있는다는 것만으로 부정적인 정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연애도 이와 같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상심하지 말자. 주변에 기분 좋은 누군가와 함께라면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두 번째로는 여행이다. 필자는 여행을 첫 번째 연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 년에도 몇 번씩 기회만 된다면 제주도에 내려간다. 4계절 제주도는 항상 나에게 낯선 공기와 낯선 바람과 낯선 도시 내음을 전달한다. 이 낯섦이 나에게 주는 경험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충분히 주고도 남는다. 내 주변에 여행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집에서 티브이 보고 책 읽고 여유를 만끽하는 것으로 충분한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어떤 행위를 편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불편하지만 낯선것을 감각해보고, 힘들지만 그곳에 직접 가서 그 공간을 느껴보고, 그 정서를 공유해보는 것이다. 집에서 하는 정서적 안정감 너무 좋다. 나 또한 집에서 안정을 취할 때 정서적으로 편해지는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낯선 것을 감각해본다는 것은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힘을 주고 그 힘이 나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며 더 나아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켜준다. 이 경험은 어떤 성취감의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이 경험이 그대로 긍정적인 나를 만드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과 좋은 곳에 가보는 것은 나를 더 긍정적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부정적인 나에 몰입하고 그것이 진짜라고 믿는 순간 자기 파괴적으로 자신을 이끌고 갈 것이다. 자존감은 낮아질 거이고 자기 비하도 서슴지 않고, 자신의 외관적인 모습마저 꼴 보기 싫어질 거이다. 필자는 그러한 부정적인 나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위의 글을 소개한 것이다. 분명 글을 읽으면서도 "저 방법으로도 진짜 되는 거야?"라고 의문이 들 수 있다. 모두에게 맞아떨어지는 세상의 진리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나아가 "해보니까 효과가 없네"라고 생각해도 부정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하나쯤 더 경험해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어린아이들부터 나이가 아주 많이 드신 어르신까지 긍정과 부정 중에 긍정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환경에 의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모두 항상 긍정적으로만 살 수는 없다. 그러기에 좋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고, 낯선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화는 자기 긍정의 행간을 살펴보는 형식으로 글을 썼다. 자기를 어떻게 긍정할 수 있는지의 방법보다는 행복과 안정된 정서 그리고 좋은 사람, 낯선 공간 등을 통해 내가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화에서는 자기 긍정의 방법 중에서 언어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여러분 "걸어서 세계 속으로" 티브이 프로그램 말고 진짜 여행 가세요.

작가의 이전글 누군가 홍시감처럼 내 자존감을 먹어 버렸다.-제11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