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여행과 자존감 회복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왔다. 바람도 쐬고 사계절마다 다른 제주도의 낯선 공기도 마셔보기 위해서이다. 아직도 여행을 다녀온 여운이 남아 있어 자존감과 여행이라는 것을 연결 지어 보려고 한다. 필자가 자존감이라는 테마로 글을 쓸 때 최인철 교수님의 말을 많이 인용한다. 특히 행복이라는 조건 속에 존재하는 여행과 연애라는 것 이 두 가지의 행복의 조건 중에서 여행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여행과 자존감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필자는 오늘 여행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자존감은 많은 방법으로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여행이라는 주제로 자존감을 올리는 글을 쓰는 이유는 그만큼 여행에서 얻는 이득이 많기 때문이다. 필자가 자존감에 관한 글을 쓰면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주체성"이다. 즉 내가 직접 하는 것, 내가 직접 보는 것, 내 손으로 하는 것이다. 주체성이 이렇게 내가 무엇을 하는 것과 딱 맞아 떨어진다라고 설명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은 내가 선택해서 산다는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고유한 선택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여행이라는 것이 주체적으로 살 수 있게 도와준다.
내가 자존감에 관한 글을 몇 편 쓰면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프로그램을 언급한 적이 있다. 집에서 그 프로그램을 보며 낯선 땅, 낯선 나라의 모습을 보고 문화를 이해하는 방법은 너무나도 좋다. 하지만 나는 여행을 통해 직접 그곳에 가서 그 낯선 공기를 마시며 낯선 정서를 느끼는 것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긴 하지만 매년 매번 같은 공간을 가도 그 시기와 공기와 날씨와 나의 감정상태가 다르면 그 공간은 나에게 아주 다른 공간으로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오감을 통해서 직접 느끼는 여행의 체험은 굉장히 중요하다.
공자의 말을 빌리자면 청즉진(聽卽振), 시즉기(視卽記), 위즉각(爲卽覺)이란 말이 있다. 즉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한 것은 이해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 보기만 해서도 안될 것이며 듣기만 해서도 안될 것이다.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해야 우리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일상생활에서 자존감을 올리는 법도 이야기했고 취미생활과 관련해서 자존감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었다. 여행에서도 성취감이나 낯선 몰입을 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경험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직접 해본 그 경험이 나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조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의 시작은 계획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계획은 직접 내가 해보는 것이다. 물론 주변 지인들과 여행을 가거나 여행을 많이 가본 동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계획을 다 짜서 나는 내 물품만 준비해서 가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그것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경험을 안 한 것은 아니며, 짐을 꾸리고 이동수단을 타고 그 풍경을 보며, 공기를 마시는 작은 행위는 여행을 통해 본인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낯선 환경과 여행에 집중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몰입 덕분에 자존감이 낮아져 버렸던 일들을 조금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있는 본인을 발견한다면 당장 그 자리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감정을 환기시키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여행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물론 여행이라고 하면 보편적으로 멀리 가는 것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필자의 여행이라는 것은 오늘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매일 같이 걷던 그 거리가 아닌 다른 길로 가보는 낯선 공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낯선 감각이 낮은 자존감을 더 낮추는 매몰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것이다. 필자가 취미생활을 가지라고 이야기했었다. 그 가운데 성취와 몰입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었다. 취미로 여행을 가도 좋고 기분전환으로 여행을 가도 좋다. 오늘의 주제에서는 성취의 경험보다는 낯선 공간과 몰입, 그리고 경험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내가 점점 매몰되어 가는 과정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너무 많이 매몰되어 버린 것이다. 그것은 자존감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우울감을 동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존감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지만 자존감 하나만 이야기해서 여행의 효과나 취미생활의 효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낮아지면 우울을 동반하고 자기 비난적인 사고를 많이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감각적으로 자신에게 매몰되어 있는 감정을 환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내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자존감이 낮아질 만한 환경에서 지금 당장 (단순히 몇 분 몇 시간이라도) 벗어나라. 두 번째 여행을 계획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러 간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라.
어릴 적 소풍가기 하루 전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여러분이 이해한다면....
얼마 전 내 글을 읽고 피드백이 있었다. 자존감이 낮아져 있던 한분이 필자의 글을 읽고 취미생활을 찾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그림 그리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단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가지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그림을 그리니 몰입도 되고 "자기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캔버스에 완성된 그림이 있다면 꼭 보여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림 그리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캔버스 그림은 밑그림부터 색까지 자신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조금만 실수하면 내가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며 엄청난 몰입이 필요하다. 나는 저분의 자존감은 앞으로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높아질 것을 확신한다. 왜냐하면 그 집중과 몰입은 성취라는 자신의 고유한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행은 낯선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그 동네를 구경해보는 것, 그리고 우리 동네 가보지 않았던 길로 돌아가 보는 것, 그것에서부터 제주도까지 그리고 해외까지 우리의 자존감 회복은 어디서고 가능하다. 글을 읽으며 나의 자존감에 대해 많이 답답하다면 필자에게 조언을 구하라. 기꺼이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 글을 읽고 취미를 가진 위에 언급했던 분처럼 여러분도 취미, 여행, 공간, 글쓰기, 고기 먹기, 등등을 통해 여러분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자존감 바닥 치게 한 그 불결한 무언가!! 한숨 한번 크게 쉬고 날려버리며, 낯선 공간에 한번 서 있어 보는 건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