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에너지
우리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통제감 즉 의지력 부족이다. 그렇다면 그 의지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의지력 부족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자신의 신체나 마음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2~3일간 잘 참았던 음식에 대한 욕구를 폭발시켜 폭식을 한다. 헬스 1년 회원권을 야심 차게 등록해놓고 샤워만 하러 가거나 등록만으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이러한 컨트롤되지 못하는 자신의 의지력을 심리학에서는 "심리적 에너지"라고 한다. 심리적 에너지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내적 에너지라고도 한다. 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에너지를 뜻한다. 무언가를 시도하고 해야겠다고 선택을 하는 것, 그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하기 위한 동기부여 역시도 이 심리적 에너지가 판가름한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 역시 내 안에 존재하는 심리적 에너지가 고갈되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많은 테라피의 도움을 받는다. 다이어트 한약을 먹기도 하고, PT를 받아서 근력과 체력을 기르기도 한다. 또 다이어트 도시락을 먹으며 식이 조절을 하기도 한다. 이도 안되면 병원에서 음식이 생각나지 않게 하기 위한 약을 처방받거나, 지방흡입술을 받기도 한다. 다이어트의 실패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가 지속되면 우리는 위절제술을 받기도 한다. 이렇듯 다이어트를 향한 시장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만으로 심리학에서는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사 증후군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다. 다이어트 성공을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평소 갈망하던 옷을 입고, 잘 꾸민 자신을 바라보며 만족해하는 삶을 사는 것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건강에도 좋고 자신의 높은 자존감에도 좋은 이 다이어트를 우리는 왜 매번 실패하는 것일까? 나는 그것을 심리적 에너지에서 찾았다.
심리적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면 우리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물론 다이어트는 실천이고 실행이다.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심리적 위안을 얻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식이조절을 하고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는 심리적 에너지가 책임을 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실천보다 중요한 심리적 에너지 컨트롤하기를 배워야 한다.
나와의 상담에서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매일매일 피로에 쩔어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의 직업은 요리사다. 요리사의 직업 특성상 12시간을 일한다. 그리고 불 앞에 계속 있어야 하고, 앉아 있을 시간도 없이 하루 종일 일한다. 그렇게 일주일을 일하고 오늘은 쉬는 날이다. 이렇게 쉬는 날이 되면 여러분은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심리적 에너지를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 상담을 할 때 이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푹 잘 것이라고 말한다. 혹은 못했던 집안일을 하거나 미뤄두었던 개인 볼일을 본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저 사례의 사람은 피로를 풀기 위해 남산에 올라간다. 혹은 서점에 가서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는가? 자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 남산을 올라 자신의 체력을 소진하고, 몸을 힘들게 하며, 서점에 가서 집중해서 책을 읽는다? 이러한 것들이 정말로 나의 피로를 풀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빠져 있을 때쯤 이 사례의 남성이 나에게 다이어트에 매번 실패한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그래서 나는 과연 문제가 무엇일까를 살펴보았다. 하루하루 12시간을 일하기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직업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많은 음식에 노출이 되어 식이조절을 못하는 것일까를 생각해봤다. 하지만 결론은 심리적 에너지였다.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를 단 1도 제대로 분배해서 쓰고 있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을 몰아세우며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있었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신념 안에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아주 깊이 깔려 있었다. 그러니까 쉬는 날도 무언가 열심히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쉬는 날을 잘 활용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자신이 일에 쓰는 심리적 에너지, 열심히 살아야 해서 쉬는 날을 잘 활용해야 하는 데 심리적 에너지를 다 쓴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써야 하는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는 것이다. 상담을 진행하면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를 잘 못쓰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약 한 달 전쯤 심리 읽어주는 남자 에이준이라는 타이틀로 심리 유튜브를 개설했다. 나는 유튜브를 개설할 때 필요한 것들을 인터넷이나 책에서 찾아보았다. 업로드를 하는 방법부터 영상을 찍어 편집하는 방법, 그리고 필요한 장비들 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데 있어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유튜브를 개설하는데 내가 쓴 금액은 중고 6천 원짜리 증폭 마이크였다. 전체 6천 원이 전부였다. 그리고 영상을 찍고 가장 기본적인 영상을 합치는 인코딩과 자막을 다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가 되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유튜브를 하기 위해 장비를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알바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마다 기회비용이 다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맞는 것, 필요한 것들은 자신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한다. 만약 내가 심리적 에너지를 장비를 사는데 쓰거나 편집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것에 쓰거나, 1인 크리에이터를 만드는 학원을 다녔다면 나는 유튜브를 개설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2년 3년 공부를 한 후 유튜브를 개설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한 달 넘게 같은 편집과 자막을 넣다 보니 당연히 편집을 굉장히 잘하는 사람들, 영상을 잘 찍는 사람들, 고화질의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한계를 느낀다. 하지만 나는 간단한 편집과 자막을 넣는 것 정도의 아주 기본적인 심리적 에너지만 사용한다. 그래야 내가 이 과제를 끝냈을 때 번아웃되지 않고 헬스장에 갈 힘이 생긴다. 이 적절한 배분이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를 잘 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힘을 배분하고, 식이조절에 쓸 힘을 배분한다. 내가 글을 쓰고 유튜브를 편집하고 영상을 찍는데 내 심리적 에너지를 다 썼다면 다이어트 실패와 아주 큰 연관이 생길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오타 하나 때문에 자신의 시간을 4~6시간씩 쓰는 사람과 오타가 있어도 일단 큰 틀을 완성하고 디테일을 잡아가는 사람 둘 중에 누가 더 나은 프로젝트를 만든다는 비교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절하게 그 시점에 맞춰 심리적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필요하다. 정작 위의 요리사처럼 쉬는 날 자신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쉬지 않고 남산을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심리적 에너지가 없을 때 쉬면서 충전하지 않고 더 고갈시키는 행위 일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심리적 에너지는 눈에 보이는 체력과는 다르기 때문에 쉽게 고갈돼도 자신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언어로 "만사가 귀찮다."라고 표현한다. 무료하고 지루하게 집에서 쉬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면 무기력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애써 쌓아 두었던 심리적 에너지를 무기력을 벗어나는데 써야 한다. 쉬는 것과 일하는 것,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써야 하는 내 에너지를 적절히 잘 배분하기 바란다.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를 잘 배분해서 써야만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그 의지를 오래 가져갈 수 있다. 이 심리적 에너지를 적절히 잘 사용하다 보면, 나는 에너지를 쓰고 있으면서 에너지가 쌓이는 아주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것을 우리는 "너한테 좋은 에너지 받고 간다." "모처럼 좋은 시간이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더 활기차 졌다." 등의 언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들을 만나면 내 에너지를 쓰게 돼있는데 반대로 에너지를 받고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를 잘 배분하는 것으로 다이어트에 꼭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