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번역가, 나를 되찾는 여정 1

왜 살아야 할까

by 강아지 번역가

차창 밖으로 높고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조각구름이 흘러가고 있었고, 내 마음은 시궁창 같았다.


왜 살아야 할까. 내가 더 살아야 할 의미가 있을까. 마음이 괴로웠다. 사는 게 고달팠다. 끝내고 싶었다. 회사 건물 화장실에 앉아 생각했다. 이대로 삶을 끝내고 싶다고.

결국, 사는 데 의미를 찾지 못한 나는 회사를 뛰쳐나왔다. 아주 충동적으로.


그리고 후회했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고통은 더 큰 고통이 되어, 마치 눈덩이를 굴리듯 커질 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마음은 다쳐 있는 데 수입까지 끊기다니 최악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카페에 앉아 끄적여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나는 무얼 잘할 수 있을까. 그렇게 내 안을 휘젓고 다니다가 문득 떠올랐다. 그래 나는 책을 좋아하고, 일본어를 좋아하니까. 책 번역을 해보는 게 어떨까. 어떻게 하면 책 번역을 할 수 있지?

그렇게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번역 에이전시 수업에 등록했다. 번역 에이전시 수업 과정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실력이 출중한 동기들이 많았고, 번역이 그저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거 할 수 있겠는데?’ 보다 ‘이거 할 수 있을까?’가 더 컸다. 내가 온전히 책 한 권을 다 번역할 수 있을까, 이걸로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조바심이 나를 짓눌렀다. 괴로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어찌어찌 출판 번역 수업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실전. 감사하게도 정말 운 좋게도 첫 샘플 테스트에 합격하여 내 이름을 단 번역서가 세상에 나왔다. 됐어. 이거야. 이제 내가 번역가로 살아남을 수 있겠지? 자신만만해졌다. 그런데 웬걸. 그건 순진하고도 달콤한 착각이었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나는 끊임없이 샘플 테스트에서 낙방하며, 무너지는 나를 다독여야만 했다. 그 과정은 나를 되찾는 과정이었고, 내 삶을 되찾는 여정이었다. 내 삶과 내 번역의 결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부터 그 여정을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