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번역가, 나를 되찾는 여정 11

머리에서 가슴으로

by 강아지 번역가


요가를 시작한 지 1년 9개월이 지났다. 처음 시작하고 나서 1년 동안은 일주일에 대여섯 번 요가원에 갈 만큼 빡세게 나를 밀어붙였다.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어서, 소위 말하는 깨달음을 얻고 싶어서 욕심을 부렸다.


1년 정도 하면 몸과 마음에 커다란 변화가 있겠지, 요가를 빡세게 해서 깨달음을 얻으면 삶이 좀 나아지겠지, 그런 마음으로 1년을 다녔다. 어느 날은 새벽 요가를 하러 집을 나섰는데 사방은 깜깜하고 천둥번개는 내려치고, 그 와중에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요가원으로 향하는데 내가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나 현타가 온 적도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1년으로는 택도 없었다. 물론 알게 모르게 변화는 있었겠지만, 내가 기대한 만큼의 변화는 없었다. 1년 동안 빡세게 요가원을 다니면서 느낀 사실은 하나뿐이었다. 1년으로 택도 없구나 그냥 평생 해야 하는 거구나.


어차피 평생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빡세게 밀어붙이던 마음이 수그러들었다. 그때부터는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설렁설렁 다녔다. 그렇게 어느덧 1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요가원에서 수련할 때마다 선생님께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 있다.


“요가는 잘하고 못하고 가 없어요.”

“머리를 내려놓고 가슴으로 하세요. 그저 느끼세요. “

“요가는 자세를 완벽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요가는 지금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아차리는 겁니다. 그게 전부예요. 알아차리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겁니다.”

“못해도 괜찮아요. 뭐 어때요. 그런 내가 있을 뿐이에요. 그대로 괜찮습니다.”


이런 말을 수시로 들어서인지, 알아차림 명상을 수시로 해서인지, 그동안 노력한 대가가 지금 나타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서서히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요가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며칠 전, 요가원에서 매트를 깔고 아기자세를 시작할 때부터 오늘은 온전히 몸을 느끼는 데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눈을 감고 몸의 감각을 느꼈다. 아사나를 할 때마다 느껴지는 손의 감각, 발의 감각, 온몸의 감각을 온전히 느꼈다.


몸에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 내가 느끼고 바라봐 줄게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요즘 들어 이런 마음으로 요가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날은 유독 진심이었다.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한참 아사나를 이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박차 오르고 울컥하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가슴에 희열이 오르고 세상이 나를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이 나를 감쌌다. 느낌에 집중하다 보니 생각이 가라앉고 명상 상태에 들어간 모양이다.


그날은 내가 진짜 요가를 하고 있구나, 내가 가슴으로 요가를 하고 있구나 하고 느낀 첫날이었다. 그동안은 머리로 생각으로 몸을 조정하려 애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가는 움직이는 명상이라는 말이 깊이 와닿았다. 내 몸을 온전히 느낄 때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


우리는 행복을 머리로 찾으려고 한다. 행복해질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쉴 새 없이 생각을 굴린다. 하지만 행복은 머리에 있지 않다. 행복은 가슴에 있다.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느낌이 나를 진정한 행복으로 인도한다.


느낌이 행복으로 가는 통로라는 사실을 요가를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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