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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떨림 오른손떨림 치료 병원 3군데 가도 효과 없다면

<신경과> 오실 타이밍 같습니다

by 콕 선생님

오늘도 진료실에서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원장님, 저 혹시 파킨슨병인가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너무 무서워서..."


손떨림으로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이런 걱정을 안고 오시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걱정이 틀린 건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매일 진료실에서 손떨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피로감으로 그런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때로는 뒤늦게 발견되는 파킨슨병 환자분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게 됩니다.



그분들이 더는 고통에 잠 못 이루지 않도록,

성의껏 도와드리고 싶은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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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신경과 진료를 하면서 정말 많은 손떨림 환자분들을 만났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한 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3분>만 집중해 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까요.



백신 후유증인 줄 알았던 60대 식당 사장님의 이야기


작년에 허리 통증 때문에 내원하신 60대 초반 여성분이 계셨어요.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이었는데, 처음엔 정말 허리 때문에 오셨거든요.

저희 통증의학과 원장님들께서는 전부 매의 눈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

진료하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고 하셨어요.


왼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언제부터 손이 떨리셨어요?"


그때 환자분이 하신 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6월 백신을 맞고 나서부터 왼손이 떨리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처음엔 백신 후유증이려니 했는데, 점점 심해지고 오른손까지 떨리더니

이제는 걷기도 힘들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저한테 인계됐습니다.

콕의 장점이 바로 이 협진이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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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이미 다른 병원 몇 군데는 다녀보셨대요.

뇌 MRI, MRA 다 찍어봤는데 별 이상 없다고 하고,

손떨림 약도 먹어봤는데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이런 케이스를 볼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일단 허리 치료를 먼저 진행했어요.

통증의학과에서 허리 주사 치료를 받으시고 다리저림도 많이 좋아지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계속 그 손떨림이 신경 쓰였어요.


✅ 왼손에서 시작되어 오른손으로 번진 점

✅ 점차 악화되는 양상

✅ 보행 장애까지 동반된 점


이 세 가지가 전형적인 파킨슨병 초기 증상과 너무 비슷했거든요.


그래서 환자분께 신경과 진료를 권했습니다.

사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셨지만,

한 번 더 자세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가 검사 결과... 역시나였습니다.

파킨슨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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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이 처음 진단받으셨을 때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충격을 받으시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원인을 알았다는 게 다행"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정말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몇 년간 이것저것 병원을 다니며 정확한 진단도 못 받고,

효과 없는 치료만 받다가... 드디어 정확한 원인을 알게 되신 거죠.


치료 시작 후 달라진 일상


파킨슨병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정말 눈에 띄게 좋아지셨어요.


✅ 손떨림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 걷기도 훨씬 안정적으로 되셨고

✅ 무엇보다 식사할 때 편해지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예전에는 밥을 먹을 때도 손이 떨려서 힘드셨는데,

이제는 편하게 드실 수 있게 됐다는 말씀을 들을 때...

정말 의사로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주변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신다니,

저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사실 이런 케이스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손떨림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저희 병원에서 처음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봤는데...


✔️ 단순 검사만으로 판단하는 경우

MRI나 혈액검사만으로는 파킨슨병을 진단하기 어려워요.

임상 증상과 경과를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놓치는 경우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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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경우

60대 이상이면 그냥 노화 현상이라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정상적인 노화와 병적인 떨림은 분명히 다릅니다.


✔️ 다른 원인으로만 생각하는 경우

스트레스, 카페인, 약물 부작용 등으로만 생각하고

더 이상 추적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손떨림, 이런 경우엔 반드시 검사받으세요


진료하면서 느끼는 건데, 환자분들이 너무 참고 계시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

꼭 한 번은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왼손떨림이나 오른손떨림 중 한쪽에서 시작된 경우

파킨슨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비대칭성이에요.

한쪽에서 시작되어 점차 양쪽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가만히 있을 때 더 심해지는 떨림

일반적인 떨림과 달리 파킨슨병에서는 움직이지 않을 때

더 심하게 떨리는 경우가 많아요.


걸음걸이까지 이상해진 경우

손떨림과 함께 보폭이 작아지거나,

걸을 때 팔을 덜 흔들게 되거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봐야 해요.


글씨체가 작아지거나 목소리가 작아진 경우

파킨슨병 초기에 나타나는 미세한 신호들인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에요.


그림17.jpg [신경 질환으로 스트레스받으시는 환자분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 환자분 케이스를 보면서 느낀 건데, 조기 진단이 정말 중요해요.


파킨슨병은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지낼 수 있는 질환이거든요.


하지만 진단이 늦어지면


❌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고

❌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 무엇보다 환자분이 불안해하시는 시간이 길어져요


반대로 조기에 진단받으면


✅ 적절한 약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고

✅ 운동치료 등을 병행해서 진행을 늦출 수 있고

✅ 환자분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요


그 60대 환자분은 지금도 꾸준히 치료받고 계세요.


허리 치료도 받으시면서 파킨슨병 관리도 함께 하고 계시는데,

다행히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요.


이런 케이스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환자분들이 너무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병원에 오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손떨림은 정말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꼭 필요한 증상이거든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 중에서

손떨림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한 번 검사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림18.jpg


조금 일찍 오셔도, 조금 늦게 오셔도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정확히 확인해보는 거니까요.


물론 대부분은 단순한 떨림이거나 치료 가능한 상태일 거예요.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라도 한 번은 체크해보셨으면 합니다.


건강은 미리미리 챙기는 게 최고니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손떨림으로 고생하고 계신 모든 분들이

적절한 치료받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조성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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