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안면떨림에서 안 끝납니다ㅠ
아침에 세수하다가 거울을 보는데 뭔가 이상했어요.
웃어보니까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고,
눈을 감아보니까 한쪽 눈이 완전히 안 감기더라고요.
그때 환자분들이 느끼는 그 당황스러움,
저는 진료실에서 매번 똑같이 목격합니다.
안녕하세요.
얼굴 한쪽이 마비된다는 건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정말 무섭고 불안한 경험이죠.
혹시 뇌졸중은 아닐까, 이대로 계속 이렇게 있는 건 아닐까,
수많은 걱정이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하지만 제가 10년 넘게 안면마비 환자분들을 치료하면서 확신하는 건,
빠른 대처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 타이밍을 알려드리고 싶은 저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오늘은 제가 최근에 치료했던 한 환자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두 번째 안면마비를 겪은 45세 환자분
이분을 처음 만난 건 증상이 시작된 지
하루도 안 된 시점이었어요.
45세 여성분이셨는데,
놀라운 건 이분이 몇 년 전에 반대쪽 얼굴에
안면마비를 겪으셨다는 거였어요.
그때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엔 증상을 알아차리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오셨죠.
어제 저녁에 자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거울을 보는 순간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 있었다고 하셨어요.
전에 겪어봤던 그 느낌이 딱 오더래요.
3일 안에 치료받아야 한다는 걸 알고 계셔서
아침 먹자마자 바로 오셨다고요.
안면마비의 전조증상, 정말 있을까요?
환자분들이 자주 물어보시는 게 있어요.
안면마비가 갑자기 오는 건지,
아니면 미리 알 수 있는 신호가 있는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부분은 정말 갑자기 와요.
전날 밤까지 멀쩡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한쪽 얼굴이 마비되어 있는 거죠.
하지만 일부 환자분들은
하루이틀 전부터 이런 증상들을 느끼셨다고 해요.
✔️ 귀 뒤쪽이나 턱 주변이 묵직하고 뻐근한 느낌
✔️ 귀 안쪽이나 주변이 은근히 아픈 느낌
✔️ 얼굴 한쪽이 미세하게 떨리는 느낌
✔️ 미각이 이상하거나 침 분비가 이상한 느낌
출처: FacialPalsy
이런 증상들이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다음날 아침에 본격적인 마비가 왔다는 분들이 계세요.
이 환자분도 전날 저녁에 오른쪽 귀 뒤가 좀 뻐근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냥 목이 결렸나보다 하고 넘겼다고요.
환자분이 오시면 제가 가장 먼저 하는 건 신경학적 검사예요.
이마를 찡그려보세요, 눈을 꼭 감아보세요,
이를 드러내고 웃어보세요, 볼을 부풀려보세요.
이런 간단한 동작들로 어느 정도 마비됐는지,
어떤 신경이 영향을 받았는지 파악할 수 있거든요.
이 환자분의 경우 오른쪽 얼굴 전체가 마비된 상태였어요.
✅ 이마 주름이 오른쪽에선 잡히지 않음
✅ 오른쪽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음
✅ 입꼬리가 왼쪽으로만 올라가고 오른쪽은 축 처짐
✅ 볼을 부풀릴 때 오른쪽에서 공기가 샘
전형적인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소견이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말초성'이라는 단어예요.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사실인데,
안면마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중추성 안면마비와 말초성 안면마비요.
중추성은 뇌졸중처럼 뇌에 문제가 생겨서 오는 거고,
말초성은 얼굴의 신경 자체에 문제가 생긴 거예요.
둘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이마 주름이에요.
이마에 주름을 잡아보라고 했을 때,
양쪽 모두 주름이 안 잡히면 말초성이고,
한쪽만 주름이 안 잡히면 중추성을 의심해야 해요.
ㄴ 안면마비는 골든타임이 중요한 병입니다. 대기를 최대한 줄이고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항시 노력하겠습니다.
이 환자분은 오른쪽 이마 주름이 전혀 안 잡혔어요.
그래서 일단 뇌졸중 같은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왜 뇌 MRI를 찍어야 할까요?
환자분께 말씀드렸어요.
말초성 안면마비가 맞는 것 같긴 한데,
혹시 모를 다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뇌 MRI를 찍어보자고요.
당일 뇌 MRI 촬영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환자분 표정이 살짝 굳으시더라고요.
뇌 MRI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이 있잖아요.
하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과정이에요.
안면마비의 대부분은 벨마비라고 하는 특발성 마비예요.
바이러스 감염이나 면역 이상으로 신경에 염증이 생겨서 오는 거죠.
하지만 드물게는 뇌종양, 청신경종양, 다발성경화증,
람세이헌트증후군 같은 다른 원인이 숨어있을 수 있어요.
특히 이 환자분처럼 과거에 반대쪽에도 안면마비가 있었던 경우,
단순 재발인지 아니면 다른 질환의 신호인지 확인하는 게 필수예요.
검사 결과 다행히 뇌종양이나 다른 구조적 이상은 없었어요.
순수하게 안면신경의 염증으로 인한 벨마비로 확진할 수 있었죠.
골든타임은 정말 3일일까요?
안면마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에요.
흔히 3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단순히 하는 말이 아니에요.
실제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회복률이 확연히 달라요.
조기에 치료받은 경우 약 80-90%가 완전히 회복되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이 비율이 떨어지고 후유증이 남을 확률도 높아져요.
이 환자분은 정말 골든타임을 잘 지키셨어요.
증상 시작 후 12시간도 안 돼서 오셨으니까요.
바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했어요.
다만 제가 이 환자분께 제안한 건 약물치료만이 아니었어요.
안면신경 자극 재활치료와 도수치료를 함께 진행하자고 했어요.
왜냐하면 마비된 근육을 그냥 방치하면 근육이 굳어버리고
회복이 더뎌질 수 있거든요.
전기 자극을 통해 신경을 깨우고,
근육이 기억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콕통증의학과는 재활센터도 있기 때문에 바로 케어가 가능했어요.
환자분도 일주일에 3번씩 오셔서 약 20분 정도 재활치료를 받으셨어요.
3개월 후 외래에서
환자분이 웃으면서 들어오셨어요.
거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돌아온 상태였어요.
자세히 보면 아주 미세하게 비대칭이 남아있긴 했지만,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였어요.
제 일처럼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하시는데,
제가 오히려 감사했어요.
환자분이 골든타임을 잘 지켜서 오셨고,
치료 과정도 잘 따라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거니까요.
전에 반대쪽 안면마비 겪었을 때는 몰라서
며칠 지나서 병원 갔는데,
그때는 회복이 이번보다 훨씬 더뎠다고 하시더라고요.
역시 빨리 오길 잘했다고요.
안면마비병원,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요?
환자분들이 안면마비 증상이 생기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세요.
이비인후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사실 안면마비는 여러 과에서 다룰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인지예요.
✅ 뇌 MRI 검사가 가능한 곳
✅ 즉시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곳
✅ 재활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곳
✅ 합병증 관리까지 신경 써주는 곳
이런 조건들을 갖춘 곳이라면 좋은 선택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빨리 가는 게 중요해요.
주말이라고, 공휴일이라고 미루지 마세요.
안면마비는 시간이 정말 중요한 질환이에요.
안면마비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에요.
하지만 환자분들에게는 정말 힘든 경험이죠.
표정을 짓지 못한다는 건 단순히
신체적 불편함을 넘어서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쳐요.
사람들을 만나기 꺼려지고, 말할 때도 자신감이 떨어지고요.
하지만 제가 수많은 환자분들을 치료하면서 확신하는 건,
대부분 잘 회복된다는 거예요.
특히 골든타임 내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얼굴이 이상하다면, 거울 보면서 이것들을 확인해보세요.
✅ 양쪽 이마에 주름이 똑같이 잡히는지
✅ 양쪽 눈이 똑같이 감기는지
✅ 웃을 때 입꼬리가 양쪽 다 올라가는지
✅ 물을 머금었을 때 한쪽에서 새지 않는지
하나라도 이상하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상관없어요.
응급실이라도 가서 진료받으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그리고 안면떨림 같은 전조증상이 있었다면 더욱 주의 깊게 관찰하세요.
오늘도 진료실에서 안면마비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소중한 미소, 잘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