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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국진 Aug 05. 2020

[PD라이프]분칠한 것들은 다 똑같지 않아!

잘된것만 갔다쓰면 무슨의미가 있을까요?

예능바닥에서 생활하다보면 종종 듣는 이야기.

"분칠한 것들은 다 똑같아요!"

1.벼락스타가 된 가수를 둔 회사

2.가수와 재계약을 앞둔 매니지먼트 대표

3.새프로그램에 같이 일했던 연예인이 거절할때

4.뜨고나니 인사도 안받는 가수

5.원래 인사도 안하는 쿨한사이의 출연자

6.신인때 함께 일했다 중견가수가 되어

    자기를 기억못한다는 PD

보통 저런류의 경험을 해본 이들이 주로

분칠한것들 어쩌고 저꺼고 한다.

나도 그렇게 느낀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내가 잘나가면 저런 의문들이 없다는  것을...


누굴탓하랴...나도 누군가에게 똑같이 기억될 수도 있는데, 방송일에 미쳐 잃어버린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오히려 분칠하지 않은(?) 우리들이 겪는 배신과 설움이 훨씬 크고 미운데!

그래도 다 양보해도 왜 어른들은 다 그렇지않나?

자라나는 아이들, 새로 배워가는 후배들에게는

내려놓고 발벗고 돕기도 하는게 대부분이라는거...


피디생활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일중에 하나는

누군가 나의 이름을 기억해주었을때,

그리고 나의 생각 반만큼 나와의 협업을

기억해낼때...

그 방법을 가수들은 앨범이 나올때 CD에 싸인과 함께 글로 적어 보내준다.

그들과 내가 일해서 방송가에서 화제가 되거나

그룹이나 멤버가 잘되거나하면

자식 다키운 부모의 마음처럼 좋다 기분이.


https://youtu.be/HIvHJzxHBeU


작년에 연출했던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의 부제는

My Dream 이었다.

좋아하는 가수를 볼 수 있는, 최고의 가수만 오를 수있는, 데뷔한 그룹만이 설 수있는 꿈의무대.

이런 이유로 여러회사의 연습생들 10명을 모아

윤종신의 <연습생>이라는 노래로 무대에 올랐다.

그 중 친구2명이 이번에 데뷔했다고 CD를 주었다.

그룹은 위클리 수진이와 지민이(활동명:먼데이)

잠도 못자는 바쁜활동시간에 빽빽히 적은 글들을

보면 노래를 듣지않을 수없고 보관을 잘할 수밖에 없다. 그럼 또 나는 기억을 하지않을 수없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 또 뭐 같이할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이 든다.


저 친구들 외에도 많은 신인들이 있었다.

가수도 있고 배우도 있고...


피디라는 직업이 꼭 아니더라도

분칠한 것(?)이 꼭 아니더라도

서운함,배신감,아쉬움,아니꼬움 등은

어느직장에나 있을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월급도 올라 갖고싶은것은 왠만한건 살 수 있어 그런가싶다만 싸우거나 관계가 틀어지만 안보게된다.

잘나가는 배우,가수만 찾으면 몇년뒤엔 누구와 일하나? 방송되는 예능이 200개가 넘고 1년에 드라마가 350편이 방송된다는데...

아쉬워도 어쩔수 없는거 아닌가?

그래서 난 요즘 관계를 두개로 나누어 생각하고 있다.

1.원래친했던 사람들

-새로운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오래전부터 알던 이가 더 서운해하니 더 잘한다.

2.일로 새로 알게된 사람들

-서로 주고 받으며만 지낸다.


2번을 잘하려면 내가 잘나야하는데

다른사람들이 나를 보고 건질게 없다고 생각하면

안보는것이다. 배반 이런거 전에 사귀질 않는것이지...

정이 많은 편이라 믿었던 사람에게 서운함을

느끼면 정말 오래가니까 이젠 처음부터 비지니스사이로만 지내는거다.

그럼에도 소위 새롭게 방송물을 먹게되는

신인들에게는 애정이 있다. 나도 신인시절 여러선배들에게 챙김을 받았으니까...

신인은 계속 생겨나 순식간에 나를 잊어버릴지라도

나는 그 친구들과의 순간을 기억해야지.

꼰대처럼 티내지말고 바라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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