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요즘 공연의 추세는 무대뒤에 설치된 LED화면에 단조로운 패턴보단 메시지가 있는 영상을 넣어 노래의 의미를 더해주려한다.
재일동포의 88올림픽 성공기원 모금으로 종합4위의 기록을 달성했고 그 돈으로 지어진 스포츠시설로 대한민국이 스포츠강국이 되었다는 의미로 챔피온을 선곡하고 그 뒷배경에 자랑스런 스포츠스타의 활약이 있는 영상을 만들었다. 그런데 가수들 얼굴만 잡으면 고생해서 만들어 놓고 의미가 더 강하게 전달이 안된다.
그래서 연출의 요소인 디렉팅이 더 느슨하고 풀샷느낌을 많이 의도적으로 줘야한다.
그 순간 피디는 두가지 고민을 하기에 방송영상이 달라지는것 같다. 그 중 하나가 "파트별 얼굴을 못잡으면 그 멤버에게 미안해지는거 아닌가?"
그래서 같은 곡을 연출해도 피디마다 앵글이 달라지는것이다. <불후의 명곡>에 나온 챔피온스와 영상이 다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나는 풀샷을 선호한다.
여기에 한 포인트 추가!
늘 음악을 듣고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본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었다.
몆가지 방법을 생각해냈었는데 생각보다 단순한 아이디어들이지만 아직 누구도 시도안해본 것들이라 두려움도 있었다.
1.화면비 2.35대1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등을 보면 위아래 블랙레터박스를 달아 와이드한 영상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인데 영화스크린 화면비로 만드니 당연히 TV에는 화면 위아래 블랙화면이 보이게 되는 것.
드라마는 이런 화면비를 종종 쓰는데 아무리 찾아도 TV공연에는 이런 시도를 하지않았다.
처음으로 시도해보았는데 나름 새롭게 보이게 되었다. 아예 녹화를 할 때부터 카메라앵글을
2.35대1로 맞춰 촬영하였다.
2.자막의 위치
-대부분의 음악프로 가사자막과 제목표기는
왼쪽이나 오른쪽 하단에 배치하는데 그것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영화번역대본처럼 정중앙 블랙화면아래 넣어서 영화처럼 느껴지게 하고싶었고 노래제목도 화면 정중앙에 넣었다. 보통의 피디들은 화면중앙에 넣질않는데 이것도 나름 새로운 시도였다.
3. 영화적 감성의 색보정
-다큐나 영화,드라마에선 촬영이후 작품의 성격과 맞는 후반 색보정작업을 거치는데 예능프로나 특히 방송공연물은 화면보정을 하는게 드물다.
작업시간이 타장르에 비해 짧기때문이다.
방송당일까지 편집을 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인데
나또한 방송2일전에 녹화해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회사 후반제작부의 모든 인원이 총동원되어 하루만에 밤을 세서 작업을 완료해주었고 나는 그 힘으로 원하던 영화의 색감을 담을 수 있었다.
색보정전 그림
색보정후 그림
4. 새로운 제작표기
-방송법은 프로그램 종료시 제작주최를 표기하도록 되어있는데 우리회사의 경우
[제작-KBS한국방송] 이렇게 되어있다.
하지만 특별한 날 특별히 기억되기 위해
새롭게 로고를 만들어보았다.
마지막까지 디테일을 살리기위해...시청자는 모르는 나만 아는 작업.
봉준호 감독님정도 되어야 나중에 알고 감탄한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PD가 해야할 일들은 추후 다시 정리해보기로 한다.
참고-녹화2일전 피디의 일 이라는 저의 글을 참고해주세요!
나만 알것같은(?)새로운 시도들로 완성된 방송이
지상파 전파를 탓고 늘 그렇듯 저 85분방송은 물흐르듯 빠르게 끝나버렸다. 마치방송시간이 줄어들수록 1분단위로 수명이 다하는 듯한 느낌...
방송이 끝나면 그제서야 피로가 몰려온다.
피디의 숙명처럼 다음날 시청률표를 받아보았고
그 숫자가 자랑할만한 것이 못되어 지난주 동시간대 정규편성프로 시청률을 사수했다는 자기만족으로 그쳐야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댓글과 후기에서 마치 영화를 보는것처럼 느껴졌다는 평이 많아 나의 소기목적을 달성했다고 방안에서 혼자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