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난생처음 스냅사진 2

덤보, 뉴욕 타임아웃 마켓

by 이정우 LJW

다음 스냅사진 스폿은 덤보였다. 올라왔던 계단을 다시 내려간 후에 워싱턴스트리트 방향으로 걸은 뒤 이스트강 방향으로 틀면 저 멀리 엄청나게 붉은 건물 사이로 엄청나게 큰 맨해튼 브리지의 프레임이 보인다. 나는 덤보가 코끼리와 연관되어 있나? 하고 찾아봤는데 맨해튼브리지 고가도로 아래에 있는 지역이라는 문장의 약자라고 한다.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약자다.)

IMG_8050.JPG 평일 오전의 덤보. 사실 지금 이 인파는 사람이 정말 없는 편이라고 한다.

덤보로 가는 워싱턴 스트리트의 가로변 건물도 정말 예뻤다. 북카페로 보이는 한 가게를 배경으로 사진작가님이 서보라고 하셔서 그곳에서 한 컷 찍고 덤보로 이동했다. 사진으로만 보았을 때는 감흥이 별로 없던 곳인데 실제로 보니 맨해튼 브리지가 정말 거대하고 웅장하게 서있어 나는 압도하는 기분이었다. 브루클린의 작은 자치구 지역인 이곳은 한때 테크 붐이 일어날 때는 돈 많은 테크 CEO의 주거지로 선호받던 지역이라 맨해튼의 노른자 땅보다도 집값이 비싼 적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공장이었던 곳을 예술가와 창의적인 기업이 대거 들어오면서 순수하게 마케팅만으로 성공한, 정말 뉴욕 스러운 곳이었다.

IMG_0562.JPG 덤보로 가는 워싱턴 스트리트 한 건물에 위치한 북카페 앞에서 한 컷

화요일 오후 12시 20분 전. 비수기라 그렇지 성수기엔 얼마나 사람이 많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유튜버들도 많았고 한편에는 인스타 릴스를 찍는 것 같은 분들도 꽤나 있었다. 그 사이에서 작가님은 이리저리 자리를 이동하며 좋은 스폿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다만 가장 좋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벼르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찍어야 하기에 나만 이 부끄러움을 이겨내면 되었다.


덤보에서 한 차례 사진을 찍고 마지막 스폿은 타임아웃 마켓 앞에 넓게 펼쳐진 이스트강을 바라보며 찍는 곳이었다. 생각보다 넓은, 한강의 2/3 정도의 폭 정도로 보이는 이스트강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강변의 넓은 광장에서 브루클린 브리지를 보고 한 컷, 맨해튼 브리지를 보고 한 컷 찍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좀 더 여유 있게 찍을 수 있었다. 강변 바람이 좀 세긴 했지만 날씨도 좋고 아래에서 바라보는 두 다리의 웅장함과 멀리 보이는 맨해튼의 마천루가 멋져서 사진 역시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다.

IMG_8089.JPG 엠파이어 스토어. 타임아웃 마켓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사진을 다 찍고 강바람이 너무 세서 바로 옆 타임아웃 마켓으로 들어가 간단히 다음 단계를 들었다. 보정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고 카톡으로 먼저 원본 사진을 업로드할 테니 보정하고 싶은 사진 25개 정도를 골라 메일이나 카톡으로 보내주면 보정해서 보내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작가님 본인이 이제 곧 관광지로 뜰 것 같은, 뉴욕시에서도 굉장히 밀어주는 곳이 있다며 어떤 지역과 그 지역의 갈만한 곳 몇 군데를 추천해 주셨다. 사실 브루클린 브리지를 도보로 건너 맨해튼까지 갈 계획밖에 없었던 나에게는 꽤나 매력적인 제안이라서 바로 구글맵에 저장하고 다음 장소로 낙점했다.

IMG_0576.JPG 이스트강이 보이는 강변에서 한 컷. 아마 비스타 포인트라는,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 브리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뷰포인트 곳이었던 것 같다.

사진작가님과 헤어지고 화장실을 잠깐 가려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바로 아까 브루클린 브리지 계단에서 마주친 회사사람이었다. 서로 너무 반가워, 사실 회사 안에서는 그렇게 교류가 없는 분임에도 신나게 인사하며 근황토크를 하였다. 그분은 가족과 부모님까지 모시고 오신 거라 시간을 많이 뺐을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이역만리에서 회사사람을 약속 없이 우연히 만날 수 있다니. 글을 쓰는 지금도 아쉬운 게 있다면 만났을 때 같이 찍은 사진을 남겨놓지 않았다는 것. 혹시 다음 여행 때 우연히 누군가를 만난다면 꼭 사진을 찍으리라, 다짐하면서 다음 장소인 브루클린 브리지로 걸음을 옮겼다.


#정리

1. 덤보는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약자로 맨해튼 브리지 고가도로 밑에 조성된 브루클린의 작은 자치구 지역이다.

2. 덤보에서 제대로 사진을 찍으려면 오전 7~8시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아니면 나처럼 비수기인 한겨울에 오전 11시에만 가도 여유 있게 찍을 수 있다.


#미국 여행 꿀팁 15

1.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 브리지를 동시에 보려면 덤보에서 이스트강 방면으로 꺾어 타임아웃 마켓을 지나면 '비스타 포인트'라는 강변 공원으로 가면 된다. 타임아웃 마켓은 큰 푸드코트라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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