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가이즈 메이든레인 st 점
브루클린 브리지로 다시 올라가 맨해튼으로 가는 길. 한강 다리도 도보로 건너보지 않았던 내가 뉴욕에서 이 큰 다리를 도보로 건넌다. 브루클린 브리지는 차도와 인도의 층이 나눠져 있다. 차도 위에 인도가 있고 다리의 정 중앙에 설치되어 있어 주변에 걸리는 장애물 없이 모든 시야를 막힘없이 볼 수 있다. 자살을 예방하려 사람 키보다 높게 만든 안전펜스로 시야가 가려져 있는 한강의 다리와는 그래서 좀 달랐다. 길이도 좀 더 짧아 걷기에도 무리가 없는 거리였다.
다리를 건너며 점심식사에 대해 고민했다. 생각해 보니 뉴욕에 와서 한 번도 햄버거를 먹어보지 않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나 자신에게 놀랐다. 한국에서는 콜라 먹고 싶을 때, 감자튀김 먹고 싶을 때마다 먹던 게 햄버거 세트였는데.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월스트리트 가는 길에 파이브 가이즈 하나가 있었다. 그래, 오늘 점심은 파이브 가이즈다.
맨해튼에 도착해서 구글맵을 따라 서쪽으로 가니 어딘가 와본 것 같은 풍경이었다. 알고 보니 뉴욕 증권가가 모여있는 빌딩의 초입이었던 것. 파이브 가이즈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불과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곳에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뉴욕 직장인들이 많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도착해 보니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시작된 주문걱정. 최대한 변수를 줄이기 위해 구석에서 블로그를 초집중하며 뒤져 추천 메뉴와 주문 방법을 눈으로 익혔다. 사실 키오스크가 구비된 매장이 있다길래 제발 있어라, 있어라 기도했지만 결국 없는 매장이었다.
그렇게 메뉴를 눈으로 빠르게 익힌 뒤 줄을 섰고, 조마조마하며 캐셔 앞에 선 나는 아주 유창하게 메뉴 하나하나를 주문했다. 리틀 베이컨 치즈버거, 토핑은 올더웨이(이 한 단어로 모든 토핑을 먹을 수 있어 뭔지도 모른 채 그냥 선택함), 리틀 프라이와 음료수는 밀크셰이크. 사실 콜라와 고민했으나 밀크셰이크가 유명하다길래 한번 시켜봤다.
번호표를 받은 후 내 번호가 불려 받았는데 매장에서 먹는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가지고 갈 수 있게 종이백에 넣어서 주었다. 그리고 종이백 안에는 아니 이렇게 대충 넣어도 되냐 싶을 정도로 프라이가 사방에 흩어져있었다. 주섬주섬 햄버거와 종이컵에 담긴 프라이를 꺼냈는데 종이백 안에 남은 프라이가 종이컵 한 개만큼 더 있었다. 이래서 블로그에서 '리틀'로 시켜도 충분하다고 했구나. 여기는 사이즈를 제일 작은 것으로 시켜도 패티가 기본 2장이다. 맛있었으나 콜라가 너무 생각나는 맛이었다. 밀크셰이크하고 그렇게 어울리는 맛은 아니었다. 다음에 시키면 꼭 콜라랑 같이 먹어야지. 결국 하나를 다 먹지 못했고 반정도가 남아 가방 안에 남은 거를 주섬주섬 넣은 뒤 일어났다.
오후 1시.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 반 정도가 지났다. 나는 다음 장소인 사진작가님이 추천해 주신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라고 했던 'Pier17'과 'Fulton Market'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리
1. 브루클린 브리지를 도보로 건너면 성인남자가 천천히 걸었을 때 20분 정도 걸린다. 전혀 부담 없는 거리다.
#미국 여행 꿀팁 16
1.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파이브가이즈의 사이즈는 '리틀'이 적당하다. 또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파이브가이즈의 시그니처는 땅콩이라는데, 내가 간 매장에는 퍼먹을 수 있는 땅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