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뉴욕에서 밀어주는 차기 힙플레이스에 가다

Pier 17, McNally Jackson Books Seaport

by 이정우 LJW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Pier 17'은 단어 그대로 17번 부두라는 뜻이었다. 이스트강에 여러 부두 중 17번을 부여받은 부두. 이 일대가 사진작가님이 이야기한 향후 브루클린이나 소호처럼 힙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한다. 뉴욕시가 밀고 있는 지역이라고는 하는데, 아직은 아무것도 없었다. 부둣가로 가기 전 누가 봐도 메인건물인 것 같은 'Fulton Market' 건물도 리뉴얼 중이었는지 어수선한 느낌이었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을 정도로 휑했다. 주변 또한 강바람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음이 스산해져 빨리 거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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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휑한 Pier17 주변. Fulton Market은 아마 휴일 저녁에 사람이 많이 붐빌 것 같다.

찾아보니 애초에 이곳은 브루클린 브리지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토스폿으로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다. 지금은 겨울이고 비성수기라 사람이 없는 것이지 날씨가 좋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라고 한다. 일단 강가를 가기 전에 작가님이 추천해 주신 한 서점에 들리기 위해 구글맵을 켰다. 서점의 이름은 'McNally Jackson Books Seaport'. 'Pier 16'으로 가는 길에 있는 빨간 4층짜리 건물의 1층에 있는 뉴욕에서 유명한 독립서점이다. 소호점이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 지점도 꽤나 유명하다고 한다. 뉴욕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립서점이 경영상 어려움으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맥널리 서점은 2004년 첫 오픈 이후로 21년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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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ally Jackson Books Seaport의 내부(왼쪽)과 1층 카페(가운데), 외부 전경(오른쪽)

들어가니 아담한 공간의 중간에 2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었고 그 계단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카페, 오른쪽에는 서점이 있었다. 카페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는데 밖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추위를 피해 이곳에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꽤나 넓은 공간에 빼곡히 책이 꽂혀있었는데 서가 한편에 'Korean'이라는 글자가 있어 서둘러 가보았다. 책꽂이의 두 칸을 한국작가의 영어 번역판만을 할당해 정리한 곳이었는데 괜히 자랑스러웠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은 책꽂이가 아니라 가장 잘 보이는 평대에 있었다. 그래도 문학은 미국사람들에게는 일본작가가 더 사랑받는 듯했다. 일본 작가의 책은 다섯 칸을 쓰고 있었는데 한국 작가의 책은 두 칸을 쓰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점점 우리나라의 문화가 음악을 넘어 '문학'까지 알려지는 걸 내 두 눈을 직접 확인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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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대에 배치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한국작가의 책을 모아놓은 벽면 서재. 아직 일본 작가의 책이 한국 작가의 책보다는 많아보인다.

서점에서 나와 강가로 가니 Pier17이라는 이름으로 큰 쇼핑몰 건물이 강 바로 앞에 있었고 그 주변으로 브루클린 브리지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키가 큰 의자가 강을 바라보고 놓여있었다. 쇼핑몰은 한창 공사 중이라 안에는 볼 것이 없었다. 큰 펍이 하나 있었는데 저녁에 오픈하는 듯 불이 꺼져있었다. 나는 쇼핑몰 한 바퀴를 돌고 강을 바라보고 의자에 앉아 브루클린 브리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마 뉴욕에서 가장 이 다리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크고 웅장하게 보였다. 다리를 보며 마음이 싱숭생숭한 건 오늘이 여행 마지막날이라 그렇겠지. 일상의 도피가 여행이 되지 않도록, 일상이 여행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마음을 다해 지금의 풍경과 느낌과 바람의 촉감을 담았다. 순간적으로 살짝 현실감이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한창 여행중일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뉴욕의 풍경들. 내가 혼자 뉴욕에 오다니, 첫날 숙소에서 밖을 나섰을 때 그 느낌이 이곳에서 다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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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17에서 본 브루클린 브리지와 브루클린 전경. 날씨가 좋으면 오른쪽에 보이는 의자는 만석이 된다고 한다.

출국시간까지는 아직 9시간이 남았다. 현재시간은 오후 3시 30분. 슬슬 이곳에서 나와, 가본 곳 중에 살짝 아쉬웠던 곳을 다시 찾아가 보기로 했는데 그곳이 '소호'였다.


#정리

1. 뉴욕시에서 차기 힙플레이스로 개발예정인 Pier17에 갔다. Fulton Market, McNally Jackson Books Seaport를 방문했다. 날씨가 좋아지고 개발이 완료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 같은 곳이었다.


#미국 여행 꿀팁 17

1. 브루클린 브리지와 브루클린의 전경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Pier 17 쇼핑몰과 강 사이 데크에 마련된 의자에서 보면 된다.

2. 화장실이 급하면 쇼핑몰 안 3~4층에 마련된 화장실을 쓰면 된다. 신축이라 크고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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