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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Oct 10. 2021

#09. 리더가 바뀌었다.

정 반대의 두 리더쉽을 경험한 후의 느낀점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추석연휴를 하루 앞두고 팀장님이 오랜만에 팀원들과 함께 티미팅을 하자는 팀즈 메시지를 보내왔다. 평소 이런 회의자리를 거의 하지 않던 분이셨기에 그냥 추석 연휴 전에 한번 이야기나누자는 의미겠거니 생각하고 부랴부랴 커피 주문을 받았다.


회의실이 꽉 차있어 부득이 선택한 옥상 테라스 자리에서 팀장님은 조용히 본인의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연휴가 끝난 후 다른 사업장으로 발령을 받았고 새로운 분이 인사팀장으로 부임하게 될 것이라는 것. 사실, 사무실 앉아있는 뒷자리에서 과장님과 팀장님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얼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보통 한 사업장에서 3~4년 근무 후 순환이 이뤄지는 보직이 인사 리더자리이다. 조금 다른 것은, 우리는 자회사이기 때문에 '팀'이고 다른 곳은 서울에 본부 인사팀을 두고 있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파트'라는 것? 그래서 인사팀장이다가 인사파트장이 되기도 하고 사업장의 스탭 기능을 묶은 '지원팀'의 리더였다가 이 곳에 와서는 인사팀장이 되기도 한다. 3~4년마다 순환이 이뤄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때 발생하는 권한의 오남용을 줄이고 여러 사업장을 경험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연결해서 본사 입장에서는 사업장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고리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팀장님이 바뀌면 세번째 팀장님이다. 첫번째 팀장님은 내가 입사한 후 8개월만에 바뀌셨다. 나를 뽑아주신 팀장님이기도 했는데 요즘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 리더쉽으로 거의 좌천되다시피 다른 곳으로 갑자기 떠나셨다. 그리고 오신 두번째 팀장님과 3년하고도 2~3개월 같이 근무하고 세번째로 바뀌는 것이다.


첫번째 팀장님의 리더쉽이 1부터 100까지 모두 챙기면서 본인의 스타일을 거의 주입식으로 따르게하는 스타일이었다면 두번째 팀장님은 정말 180도 반대였다. 방목형으로 팀원이 요청해서 개입해야 하는 상황에만 개입하고 실무는 모두 맡겨버리는 스타일이었다. 너무 반대여서 처음엔 '이렇게 보고를 안드리고 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모두 장단점이 있었고 매우 분명했다. 첫번째 팀장님은,

1. 장점

 1) 본인의 노하우를 그대로 알려줘 배울 점이 많았다.

 2) 모든 사항을 빠짐없이 챙기므로 보고할 때 상황설명이 많이 필요없다.

2. 단점

 1) 본인의 스타일을 강요해서 '표 양식', '단어 선택' 까지도 똑같이 해야했다. 

 2) 모든 사항을 빠짐없이 챙기므로 매우 피곤하다.


이와 반대되는 두번째 팀장님은,

1. 장점

 1) 실무자가 하는 일은 거의 터치하지 않으셔서 실무경력이 어느정도 쌓여있는 상태라면 부담없이 일할 수 있다.

 2) 또 반대로 팀장이 나서야하는 일은 적극적으로 하시므로 든든하다. 

2. 단점

 1) 팀장님을 통해 뭔가를 배우기는 힘들다. (코칭 등이 거의 없으므로)

 2) 가끔 팀장님이 출근하셨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을 때가 있다. (이건 장점일수도...)




나의 세번째 팀장님이 본인의 기존 사업장에 새로 부임할 분을 위한 인계작업을 마치고 정식으로 우리 팀에 배치되었다. 어떤 리더쉽일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내가 회사를 옮기거나 팀을 옮기는 것도 아닌데 여러 리더쉽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것 자체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체공휴일 이후의 일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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