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전형 합격자 중 최종 입사하는 비율 22%.
요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생산직 채용이다. 매년 반복되는 성수기 때의 인력난을 언제 끊을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생산팀에서는 인사팀에서 관심은 가지고 있는지, 진행은 하고 있는것인지 궁금하고, 인사팀은 면접에 합격해도 오지 않는 사람이 태반인데 뭘 더 어쩌라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최근에 있었던 3분기 채용에는 지금까지의 채용 전략에 많은 변화를 주고 진행했던 첫번째 채용이었다. 방학중이긴 했지만 몇 학교에서는 채용설명회를 진행했고, 대학 총장님과 독대하며 학생들과의 교류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성과도 있었다. 각 학교 교수님들께 직접 이력서를 전달받아 학교추천 전형을 신설했고 그 결과 최근 1년 중 가장 많은 인원들이 면접에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평소에는 서류전형에서 15명이 합격하면 5명 정도 면접에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17명 넘게 면접에 참석하였다.
사실 그래서 이번 3분기 채용 때 어느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합격자 15명 중에 5명만 최종 입사하였다. 10번의 입사취소 전화를 받던 나는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었다.
사실 최대한 면접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원래는 하지 않았던 면접일정 조정까지 해가며 3일 동안 면접을 진행했었다. 면접관 분들께 사정해가며 코로나 확진으로 참석 못하는 분과 재직중인 회사 일정때문에 참석 못하는 분들에게 각각 기회를 드렸다. 하지만 전날 메일로 '조부상' 이라고 통보받고, 당일 면접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전화했더니 회사일이 바빠서 까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나는 그래도 본 면접에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기에 굉장히 화가 많이 났지만 참았었다. (따로 면접을 봐야했기에 그 1명만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면접관분들의 심기도 오죽했을까)
22%. 3분기 채용의 서류전형 합격자가 최종입사까지 한 비율이다. 면접에서의 합격률이 70%라고 한다면, 정말 많은 인원들이 면접까지 합격하고 입사취소를 통보한 것이다. 답답한 것은, 입사취소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거의 대부분은 '아... 개인사정때문에 취소하겠습니다.'라고 얼버무린다. 물어봐도 정확하게 대답하지 않고 회피해버리니 뭐가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기가 쉽지않다. 입사 3일 전, '이제는 입사취소할 분이 없겠지?' 싶어 생산에 최종 통보하고 준비를 마쳤었다. 그런데 채용신체검사 결과지 명단에 1명이 없는 것이다. 설마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보니 들려오는 대답은 '아, 제가 원래 지병이 있었는데... 제가 정말 가고싶었는데... 갑자기 그 지병이 재발해가지고 못 갈 것 같습니다. 정말 제가 가려고 했거든요?'. 입사 3일 전까지 아무 연락없다가 전화하니 그제서야 이야기하는 괘씸함에 그 전화만큼은 거칠게 끊어버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그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았기에.
신입사원 1명당 근무복 세트 6벌과 신발 2족이 필요하다. 15명이니 90벌의 피복과 신발 30족을 준비했었다. 일일이 사이즈 분류해가며 이름을 다 표시하고, 세탁소로 보내는 작업을 꼬박 반나절동안 했으나, 지금 피복실 한켠에는 입사취소자 피복 10세트가 이름이 박힌 채 쌓여있다. 씁쓸하다가도 어떻게 하면 허수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쯤 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