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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Jul 11. 2023

태도가 경쟁력이다.

얼마전 최인아 대표의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라는 책을 읽었다. 제목도 마음에 들었지만 책 밑을 감싸고 있는 띠지에 크고 굵은 글씨로 써있는 "태도가 경쟁력이다."라는 문구에 제법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연차가 조금씩 쌓이고 인력운영 담당자로 부서의 리빌딩과 전배 등 예민하고 쉽지 않은 의사결정 자리에 조금씩 참여하게 되면서 구성원 개인별로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서장의 신랄한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자리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문구가 '업무에 임하는 태도'였다. 역량이 조금 부족해보여도 업무에 임하는 태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회사에서 이 사람의 역량을 개발할 기회를 안줬다.'는 피드백을 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그러니까 아직까지 이 자리에 있지.'라는 피드백이 나왔다. 


그 조그마한 조직에서 일 열심히 한다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지만 사업이든 프리랜서든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고 남들보다 잘해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차가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조직에서 열심히 일하지 않은 사람이 조직 밖에서도 버틸 수 있을까? 나는 못 버틴다고 본다.


얼마전 매년 같은 시기에 찾아오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필요한 인원을 구하지 못해 법정 근로시간보다 초과해서 일을 해야만 했다. 각 지역에 있는 관할 노동센터에 사전 또는 사후 신고해서 승인을 받으면 주52시간 법정근로시간보다 최대 12시간을 더 일할 수 있어 이 신고를 내가 진행했다. 그리고 그 일을 진행하면서 극명하게 알 수 있었다. 태도의 중요성을. 신고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정리해서 각 담당 부서에 메일을 보냈지만 하루가 지나도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 급한 것이어서 다음날 바로 연락했더니 돌아오는 대답.


"...내가 뭘 보내줘야 해요? 아... 그거 이따 뭐 다시 그 연장근로 관련해서 회의한다고 그러던데?"

"그 회의한다고 연장근로 실행 여부가 달라지나요?"

"아니 그건 아니지. 하아.. 보내드릴게요."

(심지어 연장근로를 해야한다고 나에게 두번이나 이야기했던 해당 제품 Value Chain 담당자였다.)


"000님, 연장근로 신청해야된다면서? 했어요?"

"아직요, 그.."

"빨리 해?! 뭐하고 있어?"

"아니 그 쪽에 왜 해야되는 지 서류가 필요해요. 메일 보냈고, 예상 물량이랑 필요인원하고 우리가 인원을 못뽑았을 때 해당 물량을 100% 소화할 수 있는 근로시간 등등이 필요해요."

"아...그래요? 알았어요."


결국 이런 대화를 몇번은 더 한 끝에 관련 자료를 받았고 첨부파일과 300자 정도로 정리한 연장근로 사유를 적어 신청했다. 연장근로가 필요하다고 급하다고 몇일을 안달복달한 건 이 두 부서였는데 오히려 서포팅 역할인 내가 더 안달이 난 이상한 상황이었다. 태도가 최악인 사람과 일하면 이런 점이 너무 힘들다.


일에 대한 태도가 바뀌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고 남들과 같이 사용하는 '시간'의 밀도가 달라진다. 나는 이 '시간의 밀도'가 달라진다는 말이 참 좋았다. 최인아 대표의 책에 나온 단어인데, 내 목표가 바로 이것이다.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 어쨌든 조직생활을 하고 이 직무를 맡았으면 주어진 업무에서 최선을 다해야된다고 본다. 싫다고 허송세월을 보낸다면 10년 뒤 나는 연차만 쌓인 바보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러고 싶지 않다. 


누군가는 '조직'에 충성한다는 건 바보같은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난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 '조직'에 충성한다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내 커리어를 위해, 내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것이지 조직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라는 프레임으로 바꿔 회사생활하면 일을 바라보는 태도가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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