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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Apr 27. 2024

저희가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요?

One-body 기조의 KPI 항목 설정의 장/단점

우리가 매출과 영업이익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건가요?

안전과 품질 이슈를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데 이 항목까지 우리가 가져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창 올해의 KPI 설정에 여념이 없는 기간이다. 크게는 조직 KPI 부터 시작해서 팀 KPI, 구성원 KPI까지 Top-down 방식으로 내려오는 평가설정의 가장 핵심은 조직 KPI이다. 조직 KPI 역시 우리보다 상위 조직에서 설정해 내려오는 구조니, 강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쨌든 조직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전략과 기조에 따라야하는 입장이라 받아들이고 한 해를 준비하는 수 밖에 없다.


작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조직 KPI의 항목이 대폭 축소되었다는 것.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한다. 그리고 One-body. 전사적으로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성장이 저조하였지만 단위 사업장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반대로 성장했을 때 '전사가 힘든데 사업장만 좋은 평가를 받어도 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계속 제기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신임 대표 취임 후 바뀐 기조가 One-Body, 즉 일정부분은 전체적인 재무성과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매출은 단위 사업장 또는 독립법인만의 그것을 평가로 가져갔고 영업이익은 합산 영업이익을 가져갔지만, 올해는 매출 역시도 연결매출을 가져간다. 우리만 잘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기조에 맞물려, 팀 KPI도 예를들면 단기 재무성과의 기여도가 매우 작은 부서까지 같은 항목을 가져갔다. 매출과 영업이익에 거의 기여도가 없는 생산지원부서가 매출과 영업이익의 항목을 부여받은 것이다. 그리고 같은 기조에 따라 사업장의 품질과 안전 관리에 대한 항목을 생산가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재무팀을 포함한 전 부서가 부여받았다.


이러한 결과가 있기까지 여러 의견과 이야기가 오갔다. 대표님의 의지는 확고했지만 나를 비롯한 실무자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 팀 리더분들이 수긍할 것인가?

각 팀의 리더들도 한 해 팀의 성장과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계획해 놓은 여러 활동과 그 활동을 평가할 지표들을 세팅했을 텐데, 이렇게 공통항목이 많으면 팀 고유의 항목 비중이 매우 작아진다는 것이다.

2. 과연 변별력이 있을 것인가?

그래서, 이렇게 팀 고유의 항목 비중이 작아지고 공통항목이 많아지면 결국 팀 단위의 좋고나쁨을 따질 때는 비중이 작은 팀 고유의 항목을 가지고 평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팀 평가는 결국 구성원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을 줄어들게 한다. 결국 구성원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3. 평가 카테고리 별로 성과범위 차이가 있어 팀마다 유/불리가 있다.

이번 KPI의 큰 카테고리는 '단기재무성과'와 '중기핵심과제'다. 공통으로 가져가는 항목이 많지만 어쨌든 부서마다 그 항목의 기여도를 판단하여 어느정도 가중치의 차등을 두었다는 것에서 변별력을 조금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다. 예를들면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업조직은 단기재무성과를 70점, 중기핵심과제는 30점을 부여했고 생산부서는 50:50을 부여하는 등이었다. 그런데, 단기재무성과의 성과범위가 중기핵심과제의 성과범위보다 넓었다. 즉, 단기재무성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것이 중기핵심과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런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회사의 존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One-body 기조에 따라 모든 부서가 다같이 관심을 가져야하고 안전과 품질도 역시 제조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의 특성상 모든 부서가 같이 공감해야하는 항목이라는 논리 아래, 팀 KPI의 항목과 가중치 부여는 완료되었다.


다음주면 이 팀 KPI의 Guide를 가지고 팀 KPI 워크샵을 한다. 예상하기를, 공통항목의 일정 부분을 팀 고유의 항목으로 바꾸려는 자와 아니라는 자의 논리싸움이 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나의 첫 평가설정 기간, 사실 내가 키를 잡고 하지는 않았고 타 부서(부서 이름을 밝히면 어떤 회사인지 유추할 수 있어 타 부서라고 표기하겠다.)의 팀장님이 하셨는데 평가 담당자의 역할이 어디까지 넓혀질 수 있을 지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주 팀 KPI 워크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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