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3시의 뉴욕 첫인상

뉴욕 여행의 첫단추를 끼우다

by 이정우 LJW

뉴어크 공항에 도착한건 오전 12시를 약간 넘은 시간이었다. 미리 공항에서 맨해튼까지 짐을 실어다주는 버스를 예약했기에 망정이지 원래 도착시간이었던 오후 아홉시만 믿고 있었다면 큰일났을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이 다 영어인,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곳. 거의 90% 이상이 한국사람이었던 비행기에서 빠져나와 우리를 지긋이 바라보는 공항직원들의 얼굴을 보니 외국에 온 실감이 났다. 그들은 알까? 우리가 느끼는 나라의 첫인상이 그들이라는 것을.


사실 가장 걱정했던 것이 입국심사였다. 조금만 삐끗하면 '세컨더리 룸'으로 끌려가 기약없는 인터뷰를 추가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미리 유튜브로 알고 있었다. 여행 첫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싶지 않아 내 짧은 영어를 최대한 복기하며 입국심사 대기줄에 섰다. 생각보다 오래걸렸던 대기시간. 거의 40분을 대기한 끝에 심사대에 섰다. 왼쪽 이름표에 'RAMOS'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왔나"

"사우스 코리아에서 왔다."

"왜 왔나?"

"여행으로 왔다."

"여기는 처음인가?"

"ㅇㅇ 처음이다."

"왜 첫 미국 방문으로 뉴욕을 선택했나?"


응...? 사실 마지막 질문을 한번에 알아듣지 못해 어버버했더니 다시 느리게 말해줘 간신히 알아들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왜 뉴욕을 선택했냐고? 아니 그냥...인데, 그냥이라고 하면 안될것 같고 그냥이라는 영어단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마이 페이보릿 시티 어쩌구 하면서 얼버무렸더니 나를 보는 눈빛이 갑자기 바뀌는 듯했다. 헉, 잘못됐나? 뭐지 너어무너어무 오고싶었다, 이렇게 오바를 했어야 했나.


"숙소는 어딘가?"

"호텔에서 묵는다."


다행이 이 대화를 끝으로 여권을 주며 잘가라고 나를 보내주었다. 하, 첫번째 관문을 넘었다. 뭔가 마음이 한결 편해졌지만 두번째 관문은 내가 예약한 한인 버스의 탑승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숙소에 대략 새벽 3시 30분에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긴 입국심사 대기시간 탓인지 내 캐리어는 이미 나와있어 빠르게 가지고 미리 봐둔 예약장소로 갔다. 중간에 우버가 필요하냐는 여러 '플러팅'이 있었지만 대차게 거절하고 한층 올라가니 내 예상보다 더 큰 45인승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름을 확인한 기사님은 곧바로 출발하셨다. 내가 제일 마지막이었구나. 맨해튼을 틀려 한인타운으로 가니까 좀 더 쉬어도 되겠구나.

IMG_7623.JPG 버스안에서 본 새벽 2시의 뉴어크 공항


뉴어크 공항의 불빛이 점점 고속도로로 접어들며 사그라질때 쯤 새벽 비행과 풀린 긴장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언제 내려야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든 선잠은 갑작스러운 불빛때문에 깼는데 이내 맨해튼 시내로 접어든 것이었다. 나는 미리 확인해본 노선에 따르면 가장 마지막에 내리는 것이었다. 타임스퀘어를 먼저 도착하고 한인타운의 던킨도넛츠로 가는 것이었으니까. 이내 버스가 멈췄고 기사님의 짐 내리는 소리가 멈출 때쯤 갑작스럽게 외친 "한인타운 더 없어요?"라는 소리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벌떡일어나 버스 밖을 뛰쳐나가다 싶이 나왔다. 분명히 타임스퀘어를 먼저 들리는 것이었는데... 덩그러니 놓여진 내 캐리어. 이 캐리어를 굴려서 약 20분을 걸어가야 한다.


IMG_7627.JPG 뉴욕의 첫인상

1월 중순의 뉴욕은 추웠다. 거기다 새벽 3시. 너무 피곤했지만 얼른 숙소로 가서 푹 자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구글맵을 켜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새벽이지만 불이 켜진 빌딩과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시간에 걸어다니는 사람들. 사실 남자임에도 타지이다 보니 걸어다니는 사람을 앞질러갈 때 괜히 눈치보이고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음엔 이런 동선까지 고려해서 가까운 숙소를 잡아야지. 속으로 되뇌이며 겨우 도착한 숙소. 딱히 불친절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은 직원의 안내를 받고 개런티를 결제한다는 영어를 겨우 알아듣고 방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 30분이었다. 하루가 아까운 여행에서 이 고단함을 늦잠으로 풀어도 되는 걸까.


뉴욕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정리

1. 새벽 비행은 너무 힘들다.

2. 뉴욕 지하철은 24시간이라고 한다. 미리 알았다면 버스에서 내린 후 지하철을 타지 않았을까? 그래도 새벽 혼자 타는 지하철이 오히려 무서울수도.

3. 보통 앳홈트립이나 타미스에서 운영하는 한인 버스를 예약할텐데 필수다. 꼭 이용할 것!


#미국 여행 꿀팁 1.

뉴어크 공항의 입국심사는 MPC 어플이 소용없다. 어차피 미리 기다려야 하고, 가끔 ESTA비자 확인서를 인쇄한 분들을 많이 봤는데 전혀 보지 않았다. 오히려 호텔 바우처를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 어디서 묵는지 무조건 확인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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