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쎄베이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둘째날 아침,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두번째 아침이라고 호텔 나서는 발걸음이 꽤나 익숙했다. 뉴욕시간으로는 토요일 오전. 휴일 아침은 유튜브에서 미리 찾아봤던 연어 베이글을 먹기로 했다. '에쎄베이글' 이라는 미국에서도 자국 관광객이 많이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 웨이팅이 많을까 걸음을 재촉했다.
들어간 베이글 가게에는 동양사람이 꽤 있었다. 큰 통창을 바라보며 마련된 테이블 석에 한명, 뒤에 동그란 2인석 테이블에 몇 명이 동양사람이었다. 사실 어제 한국사람을 한명도 보지 못했는데 괜히 반가웠다. 캐셔에게 '나는 주문을 할거야!'라는 강한 아이컨택을 하며 다가가니 저쪽에서 주문을 먼저 하라며 알려주었다. 좀 더 들어가니 수많은 종류의 베이글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었는데 당황했던 건 아무도 나에게 주문을 받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다. 다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어 뭘 어떻게 해야하나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을때 보다못한 한 점원이 나에게 대충 뭐가 필요한지 물었다. 내가 '베이글!' 이라고 하니 '여기는 어쩌고 저쩌고 샌드위치 어쩌고..'하는데 나는 정말 그 사람이 나에게 뭘 원하는지 못 알아들었다. 몇번을 의미없는 대화가 오가고 내가 '아이 원어 살몬 베이글!' 하니 약간 체념한듯이 오케이 하며 내 주문을 받아주었다. 베이글 빵 종류도 선택해야하고 들어가는 속재료도 선택해야하는데 이 부분은 내가 이미 숙지하고 있는데로 '에브리띵!'과 '에쎼베이글 페이버릿'을 이야기했더니 바로 만들어주셨다. 겨우 주문을 하고 뒤돌아봤는데 어떤 또래로 보이는 여성 두명이 언제부터였는지 서있었다. 살짝 대화하는 것을 들어보니 한국사람이었는데 허둥지둥 주문하는 모습이 얼마나 짠했을까, 란 생각에 조금 부끄러웠다.
커피까지 계산하고 겨우 테이블에 앉으니 '또 하나 해냈다.'는 생각때문에 뿌듯했다. 이 작은걸 뿌듯해하는 마음을 한국에서도 가지고 있었다면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었겠지.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보면 다들 정말 쉽게 주문하는 것 같은데, 난 왜이리 어려웠을까?
한입 앙 베어먹은 베이글은 정말 속이 알찼고, 컸고, 맛있었다. 사실 반개만 먹고 반개는 너무 많아서 못먹고 가방에 넣었다. 물가가 비싼 곳에 오니 이 반개의 베이글이 가방에 있는 것 만으로도 든든한 느낌이었다.
오늘 오전의 메인 사이트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관람이다. 도슨트를 신청했고 약 2시간동안 진행되는데 혼자 보는 것 보다는 도슨트를 통해서 보는 것이 훨신 효율적이라는 추천에 따른 선택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구글맵이 알려준 가장 가까운 역에서 내려 걸어갔는데 생각보다 역에서 꽤 거리가 되었다. 가면서 본 집들은 뉴욕에서도 손꼽히는 비싼 집이라고 한다. 센트럴파크에서 가까울수록 비싼집. 서양사람들은 정말 런닝을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지는게 어딜가나 뛰고 있었다. 타임스퀘어같은 정말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 한복판이 아니라면 어디든 뛰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나 내가 가는 곳은 센트럴파크와 붙어있는 곳이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런닝을 하고 있엇다.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센트럴파크와 바로 붙어있는 곳이라 시간이 남으면 구경을 해볼까 했는데 생각보다 건물이 너무 커서 건물을 빠져나와 공원을 걷다보면 오픈 시간을 못맞출 것 같았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베이글을 짐검사할 때 못가지고 들어갈 위험이 있어보였다. 그래서 건물 한 켠에 서서 베이글을 폭풍 흡입했다.
오픈을 기다리는 줄에서 생각보다 한국사람을 많이 봤다. 혼자온 사람, 가족끼리 같이 온 사람, 친구랑 온 사람. 사실 혼자가 익숙한지는 꽤 되었는데 아무래도 살던 곳에서 멀리나와 혼자 계속 다녀보니 살짝 외로운 감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도 난 그 외로움을 귀찮음으로 상쇄할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쏟는 에너지보다 외로움에 체념하는 에너지가 훨씬 작기 때문에.
겉으로 봤던 건물만큼이나 안의 크기도 압도될만큼 높고 넓었다.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는데 다 도슨트를 신청한 분들이었고 이내 내가 신청한 도슨트 분도 오셔서 차례로 입장권과 무선송신기, 이어폰을 나눠주셨다. 사실 한국에서도 도슨트를 한 적이 한번도 없는데 뉴욕에서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설레었다.
(메트로폴리탄 후기는 다음편에 계속)
#정리
1. 에쎄베이글은 보통 "에브리띵+에쎄베이글 페이버릿"으로 주문하면 되고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 및 픽업도 가능하다.
#미국 여행 꿀팁 4.
1. 보통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관람은 도슨트를 많이 이용한다. 앳홈트립, 타미스, 마이리얼트립 등 여러 여행 어플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