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미운 사람

by 장기중

"우리는 누구도 완벽히 사랑하지 못하며, 또한 누구도 완벽히 미워하지 못한다."

— 앙드레 지드


미움에도 결이 있다.

‘그저’ 미운 사람이 있다. 얼굴을 보면 한숨이 나고,

말을 섞고 싶지 않지만, 굳이 피해 다닐 정도는 아니다.

대면하는 순간 짜증이 밀려오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별 감정도 남지 않는다.

그리고 ‘죽도록’ 미운 사람이 있다.

그들의 존재는 한순간의 불편함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각인된 불쾌함이다.

그냥 싫은 게 아니라, 그들의 말투, 태도, 시선 하나하나가

내가 가진 모든 인내심을 시험한다.

그들은 어떻게 알고 나의 가장 아픈 곳을 후빈다.

만약 그런 사람이 당신 곁에 있다면,

한 번은 정말 죽도록 미워해볼 것.

한 번쯤은 제대로, 망설임 없이,

끝까지 증오해볼 것.

애매한 감정으로 남겨두지 말고,

흐릿한 불편함으로 머뭇거리지 말고,

진짜로 미워할 것.

미워하는 순간,

그 사람은 내 삶에서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박혀버린다는 것을.

미움이 깊어질수록

내가 그 사람에게 더 얽매인다는 것을.

그래도 미워할 것인가.

그렇다면 끝까지 미워볼 것.

그러다 결국,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때쯤이면,

미움이란 감정이

결국 가장 먼저 나를 삼켜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랑한다면 한 번은 죽도록 사랑해 볼 것처럼

밉다면 한 번은 죽도록 미워해 볼 것.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죽도록 미워하는 것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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