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거품

by 꼬망

오후 4시

분주한 타자기 옆으로

종이 군단이 몰려왔다.


문서를 하나씩 보내니 깜깜한 밤.

잠기는 눈꺼풀을 비비면서

피곤해진 가방을 들고

적막한 복도를 지났다.


핸드폰 진동 소리만이 메아리쳤다.

“뭐 해?”


금세 밝아진 눈빛에 청량한 공기가 퍼졌다.

“만나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를 닦으며

우리는 마주 앉았다.


술잔 너머로 넘쳐흐르는 거품이

떨어질세라 호로록 마셨다.


보글보글 끓는 보리차처럼 구수한 향에

아늑한 냄새가 가득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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