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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혁 Sep 29. 2017

히딩크 국감만 안 된다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8일 전체회의에서 김호곤 위원장과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둘은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 영입설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사이다.


아직 교문위 출석 요청 단계지만 궁금하면 국정감사에 부르는 게 맞다. 축구협회도 엄연히 대한민국 안에 있는 기구다. 국감 출석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치 개입 금지'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축구협회는 과거 국감에 몇 번 나오기도 했다.


사안에 중립적인 태도로 접근해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질문하는 건 전 세계 대다수 국가가 공유한 민주적 절차 중 하나다. 질문자가 윽박지르고 면박 주려는 의도만 없다면 국감은 공개적으로 의심하고 확인하고 점검하는 건전한 자리다.


다만 이번 국감에서 축구협회에 확인하고 싶은 사안과 질문 관점이 '히딩크도'라면 인정한다. 하지만 단순히 '히딩크만' 되어선 곤란하다. 국민감정 자극을 위해 "왜 히딩크 감독을 선임하지 않느냐?" 정도의 수준 낮은 질문을 할 거라면 해당 의원은 손쉽게 보좌관 통해 확인하면 된다. 국민 세금과 전파를 활용한 국감에 불렀으면 축구협회 임원의 공금 횡령과 사기 의혹 등 최근 발생한 투명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되는 행위를 지적하는 게 먼저다.


이번 국감 증인 출석은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 요청이라고 한다. 이 의원의 질문 수준과 그 안에 녹아 있는 프레임을 들여다보면 증인 요청 배경도 드러날 것이다. 축구라는 비교적 말랑말랑한 국민 관심 사안을 앞에 두고 국감을 통한 본인 유명세 키우기인지 아니면 정말 축구협회 비정상의 정상화를 요청인지 국민과 팬들은 그날 다 판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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