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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는 열정, 팀을 망친다

스타트업의 열정을 지속 성장시키는 성과 관리 시스템

by 밥대표

"성과 측정이 애매해서 보상을 주기가 어렵습니다."
"열심히 하는 건 맞는데,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성과 측정은 어려운 일이다. 15년간 4개의 대기업에서 경험한 성과 측정 방식은 모두 KPI였다. 하지만 명목상의 성과 측정이지 Goal 중심으로 업무 관리를 하지 않다 보니, 연말에 리더의 입맛에 맞게 평가가 되곤 했다. (평가 시즌에 사고 치면 나락 감)


일을 세분화하고, 측정 가능한 단계로 쪼개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은 성과 측정을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팀원이 10명을 넘어가면, 단순한 업무 지시로는 더 이상 팀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제는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정의하고, 성장을 설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성과 관리 시스템’이다.




성과 관리 시스템의 시작은 목표 설정부터


스타트업은 빠르다. 빠르게 실행하고,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변화한다. 그런데 지향점이 없으면 빠른 속도로 방향을 잃게 된다. 열심히는 하는데,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게 되는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다음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성과 관리의 시작은 바로 목표 설정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출처:인터넷)

성과관리 이론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1954년 제안한 "목표와 자기 통제에 의한 경영(Management by Objective and Self-control)"에서 시작되었다. MBO로 통칭되는 목표기반 경영관리가 바로 그것이다. MBO를 위한 성과측정 방법 중 가장 유명한 것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Index)이다.


문제는 MBOSC에서 지식 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Self Control"이 삭제되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MBO, KPI는 구성원을 평가하는 지표로만 사용하고 자기 관리를 위한 동기 부여로 활용하지는 못한다. 빵빵한 HR 조직이 있는 대기업도 MBO의 철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HR과 현업의 괴리 때문이다.





성과 관리 시스템에서 중요한 "Self Control"



필자가 생각하는 성과 관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두 가지는 "동기 부여"와 "신뢰"이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구성원들도, 조직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구성원의 '동기 부여'가 기반이 돼야 한다. 피터드러커가 강조한 Self Control의 핵심이다.


'잘하고 있다'는 칭찬도, '성과가 없다'는 피드백도 기준이 없으면 리더의 감정으로 느껴질 수 있다. 팀원들이 리더의 피드백을 감정으로 느끼는 순간부터 신뢰는 무너진다. 신뢰는 리더의 감정이 아닌 기준에 의해 조직이 움직이기 위한 첫 단계다.


성과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자기 통제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는 자기 통제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목적의식, 우선순위 설정, 지속적인 자기 점검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70년 전에 이런 개념을 정립하다니!)


자기 통제 기반의 경영은 권위주의적 통제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대량생산의 시대를 지나온 오늘날, 지식산업 사회에서는 스스로 동기부여된 팀은 권위적인 팀과 경쟁에서 결국 승리하게 된다. 이는 목표와 내적 동기 부여를 연결시키는 피드백 시스템과 구성원들이 목표에 집중하기 위한 우선순위 설정, 시간 관리, 강점 강화, 지속적 학습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기 통제 툴을 스스로 작동시키며 성장하기 때문이다.





성과 관리 시스템 만들기, 4단계



1. 목표 설정 (OKR/KPI)


- 회사의 핵심 목표가 팀과 개인의 목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조화해야 한다.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위한 Key Result를 설계하는 OKR을 추천한다. 이때 명심할 것은 OKR은 평가 시스템과 연결되면 KPI와 다를 바 없어진다는 점이다. 실현 가능성이 50~70%인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기 위해서는 평가보다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OKR 도입은 최소 6개월에서 18개월의 시간이 소요됨을 인지시켜야 한다. 목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일하는 방식과 구조를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OKR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뤄보기로 한다.)



2. 정기 회고 미팅 체계 (주간/월간)


정기적인 피드백 루프는 성과 관리의 핵심이다. 단순한 업무 점검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몰입 상태를 함께 점검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대기업에서 주간/월간 회의가 정말 싫었는데, 내가 대표가 되고 나니 정기 미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단, 회의는 비용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참여자들이 정기 회고 미팅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어젠다는 미리 공유하고, 결과 중심으로 회고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Action Item을 뽑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리더가 구성원을 추궁하는 자리가 아님을 명심)



3. 분기 리뷰 & 보상 체계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과 그것이 보상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불투명한 보상은 동기부여를 갉아먹는다. OKR은 보통 분기별로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성과를 축하하고, 작더라도 반드시 보상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분기 OKR미팅이 즐거워야 목표 달성이 즐거워지고, 목표 달성의 달콤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보상 체계는 처음에는 성과 보상과 역량 보상으로 체계를 나누는 것을 추천한다. 성과 보상은 one time, 역량 보상은 연봉이나 리텐션 보상 등으로 진행한다. 평가는 Self Review> peer Review> Review 등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동료를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서로 논의하다 보면 구성원들의 리더십도 개발된다.



4. 1on1으로 성장 Path 설계


스타트업은 보통 직급 체계가 없다. 좋게 말하면 수평 조직이지만 실제로는 위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위계조직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구성원의 입장에서 "레벨업"은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 생각해 보자, 게임에 레벨이 없으면 게임할 맛이 날까?

직급체계가 없다면 더더욱 구성원의 성장 Path를 잘 설계해줘야 한다. “3년 후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에 답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 이때 1on1 미팅을 활용하기를 권장한다. "요즘 어때?"같은 두리뭉실한 근황 토크되면 안 된다. 꼼꼼하게 설계된 1on1 질문과 히스토리 관리를 통해 구성원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의 방향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스타트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연봉이 아니라 성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성과관리 시스템은 성장의 엔진이다


성과 없는 열정은 지치고, 기준 없는 피드백은 오해를 만든다.
결국 성과 관리 시스템은 사람을 몰입하게 하고, 회사를 한 방향으로 정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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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문화로 만드는 것.
그것이 스타트업 리더가 만들어야 할 두 번째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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