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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두부 Mar 17. 2021

부스러기

 Q.

우리는 어떤 숙제를 풀고 있을까.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는 무엇이고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건 '사랑에 관한 정의' 일까.



몇 가지의 기호들 위에


연필을 도르르 굴려 찍어


때 묻은 구식으로


사랑의 답을 찾다가도



왜 또 우리는 서술형으로 적으려 하는 걸까.



당장 내일의 생사도 알지 못하면서


평생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이


녹아버릴 없어질 것 만 같은


영원한 약속을 하며


서로의 눈을 마주하는 걸까.



아마도 그 인생의 거대한 물음 앞에


인간은 꿀벌처럼 정해진 점선을 따라


빙빙 돌지는 않을까.



사랑의 숙제를 풀고, 문제를 내기도 하며.


세상에서 가장 고되고 행복한 꿀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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