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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두부 Mar 30. 2023

Sody, blue sky

6.

종이에 색연필,마카,크레용

복싱이 좋아서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인지 참기 힘든 분노를 쏟아부으려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아님 그 둘 다인지 모를 정도로 소디가 일하는 복싱클럽에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조금씩 서늘해지고 있었지만 복싱클럽에 오는 사람들은 다 같이 계획한 듯 반팔차림이었다. 바빠진 복싱클럽 탓에 소디는 가끔씩 연락하던 엄마와도 거의 연락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다행히 소디의 엄마는 잭을 만난 이후로 조금 편해진 것 같아 보였기에 소디는 조금 마음이 놓였다. 저녁시간에 복싱을 배우러 오는 실러라는 할머니까지 모두 복싱클럽을 떠난 후 소디는 지친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해 실러의 남편인 마터가 준  바비큐를 조금 먹은 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소파에 깊숙이 기대어 앉아 핸드폰을 들었다. 잭에게 문자가 와있는 것을 확인해보니 엄마와 같이 만든 사과파이 앞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만들고 싶은 빵이 있다면 엄마와 언제든 같이 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 문자에 소디는 잠깐 생각한 후 문자를 남겼다. 내일 가도 되냐는 문자를 보낸 후 이마를 짚었다. 하지만 이내 짠 바비큐를 먹었으니 달콤한 것이 먹고 싶어 충동적으로 보낸 것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으로 머쓱함을 덮어버렸다. 뻔뻔하고 낯선 자신의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약간 후회를 하고 있을 때쯤 잭에게 내일, 언제든지!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그렇게 그 다음날 아침 소디는 엄마의 집에 들러 엄마를 태우고 잭의 베이커리로 향했다. 베이커리에는 꽤나 사람이 많아 빵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정신없는 빵집에서 두리번거리는 소디를 발견한 잭이 밝게 웃으며 소디와 엄마를 반겼다. 잭은 베이커리 옆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후 소디에게 만들고 싶은 빵이 있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소디에게 분홍색 앞치마를 준 후 카스테라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소디는 분홍색 앞치마에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꾹 참고 재료를 손질했다. 계란을 젓고 약간의 소금을 뿌리고 카스테라 위에 올릴 생크림을 만들다 보니 어느새 가장 따뜻한 오후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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