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by 그림작가

내가 어릴때만 해도 나들이엔 엄마표 도시락이 필수였고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게 일상이었다.
지금처럼 바깥음식이 많지도 않았지만 다들 아끼시느라고 그랬기도 하다.
지금은 흔한 놀이동산 솜사탕도 휴게소 호두과자도 아끼느라 안사주시는 엄마들이 많았다.


누구에게나 그런 한맺힌 기억이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나는 그렇게 긴 생머리를 하고 싶었는데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죄다 단발이었다. 중고등학교때야 그 시절 학교교칙이었다지만 초등학교때조차도.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셔서 아침에 머리 묶어주실 정신이 없으셨기 때문인데,
그게 나름 한이 맺혀 성인이 된 뒤에는 (애 낳기 전까지)머리를 잘라본적이 거의 없다. 늘 치렁치렁 기르고 다녔었고 아이를 낳고는 딸아이의 머리카락을 쫑쫑 예쁘게 땋아주는게 기쁨이었다.

근데 이게 나이가 들어도 어릴때 못해본건 완전히 해소가 안되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할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원없이 해보지만 아마도 어릴 적 그때 그 당시에 못해본게 한이 맺히나보다.


원없이 머리도 길러보고,
한풀이 하듯 솜사탕도 호두과자도 먹어보지만 또 반복하게 되는건 어쩜 그시절 하고싶을때 못해본 마음이 계속 빚으로 남아 있는건 아닐 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든 타이밍이란 것이 있으니까.


지금은 그래서 아이들이 한맺히지 않게 하고 싶은걸 다 해주고 싶은 부모마음이지만 아이들 미음은 어떨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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