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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다리담 May 21. 2021

우리 모두 멋있는 동시에 찌질한 사람이다.

농담 - 밀란 쿤데라


나의 사랑 샤르가오에서 푹 빠져 본 책


이 책이 첫작품이라니, 그는 천재다!


휴가지에 너무 철학적인 책을 들고가는 게 아닌가 내심 걱정했는데 웬걸, 완전히 빠져들었다. 쏟아지는 빗속 테라스에서 이 책을 볼 때 나는 너무나 행복했다!


때 마침 나는 휴가지에서 내가 과연 이렇게 한가하게 여가를 즐기며 있어도 되는 사람인가, 내 할일을 못본 척하며 (잘 하지도 못하는)서핑을 즐겨도 되는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나에게 주어진 온전한 자율을 가치 있게 쓰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을 알차게 쓰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 주었다. 방향만이 제대로라면 속도는 상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조바심 내지 않고 주변과 함께 천천히 가는 것도 의미 있는 방식이다.


또 좋았던 점이 이 책은 인물의 다면성을 끊임 없이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챕터마다 화자를 변경하여 다양한 관점으로 인물들을 보여준다. 이로써 모든 인물을 이해하게 하면서도 어느 하나 멋잇는 사람으로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이런 관점의 전환들이 너무나 멋있다. 우리 모두 멋있는 사람이자 찌질한 사람이다. 찌질하면 어떤가, 그저 주체성 있게 살면 된다. 쓸려가지 마라고, 너의 생각을 가지라고 나에게 끊임 없이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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