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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다리담 Nov 20. 2021

면접에서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의 의도는

일과 취미는 양분되는 것일까?

취미는 뭘까?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이라고 하고 싶다.

즉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들을 의미한다.


일상에서 일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취미의 소중함도 커졌다.

일에 소모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내가 사는 이유를 찾는 곳은 딱 두 가지, 가족과 취미다.

지쳐있다가도 서핑이나 여행을 가면 "이게 사는 이유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다시금 일에 집중할 에너지를 얻는다.


| "취미가 뭐예요?"

라고 내가 묻는다면 그 사람의 조각을 더 알고 싶어서 하는 질문이다.

나와 공유하는 시간을 제외한, 그/그녀가 하면서 행복해하는 일이 궁금한 이유에서 묻는 질문.

그 사람을 더 알아야만 그 사람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는 데 편하다.

취미가 운동인 사람에게는 걷자는 말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류의 의도가 담겨있다.


하지만 면접에서는 달랐다.

질문을 묻는 의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S대기업 인사팀 임원의 경우 이랬다.

적어도 면접에서만은 답변자는 특별한 취미가 없어야만 했다.

서핑이나 자동차 튜닝 등 특별한 취미가 있다는 이야기는 면접에서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일보다 일상에서 더 우선시하는 요소가 있다는 걸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적잖아 충격을 받았다.

그에게는 일과 취미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지 못했다.

취미는 시간과 관심사 같은 한정된 자원을 잡아먹는 존재라고 생각이  뿐이었다.


|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대표적인 취미는 서핑이다.

하지만 또 다른 취미는 글 쓰기, 미드 보기, 사람들 초대하기, 여행하기다.

하지만 이 때문에 내가 일을 소홀히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일에서 성취감을 얻고 일을 하면서도 행복할  있는 이유는 일을 통해서  존재가치를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재가치는 존재하는 이유를 찾을 때만 의미가 있다. 내 존재이유는 가족과 취미로 찾을 수 있다. 가족은 내가 마음대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취미는 내가 얼마든지 영위할  있는 것이다. (가끔 몸이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와 주지 않을 수는 있다)


최근 잦은 야근을 하며 일을 마무리하고 있다.

동시에 주말마다 집들이를 하고 (3주간 주말마다 4개의 집들이를 했다)

중간에 파도가 있으면 서핑을 가고

지쳐 나가떨어졌을 때 즈음에는 집에서 가만히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썼다.

지금도 어제 퇴근하자마자 영화를 본 후 12시간 자고 나서는 일어나자마자 글을 쓴다.

한편 한시 빨리 발리가 자가격리를 없애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일만을 했다면 이렇게 열심히 일의 마무리를 위해서 시간을 쓸 수 있었을까 싶다.

나는 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일에서 에너지를 얻는 타입은 아니다.

일을 하면서 "이게 사는 이유지"라고 생각하는 타입도 더더욱 아니다.


나의 삶을 소중하게 만드는 것들은 아래의 것들이다.

꽉 낀 출퇴근길 지하철 나를 구원해주는 유일한 존재 미드 오피스

"이게 사는 거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삶에서 감격을 느끼게 하는 서핑

주말 아침 "아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쓰기

일상의 소소한 재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 대접하기

내 삶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만병통치약 여행(서핑 트립)

+ 가족


이것들이 내 삶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자 이유이다.


일과 취미를 양분하는 관점은 '워라밸'이라고 하는 단어와 같은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work and life balance라는 말의 기저에도 일은 삶과 양분된다는 생각이 존재한다. 일은 삶의 일부인데도 말이다. 일이 잘 되면 삶이 잘 되는 것이고 삶을 풍부하게 사는 것에는 일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취미도 마찬가지다. 취미를 풍부하게 할 때 일하는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미가 뭐예요?라고 물었을 때 면접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하겠지만, 나의 취미는 여전히 풍부하고 더 발전할 것이다.


오늘 아침 커피와 함께 한 글쓰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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