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화와 소통

by 공삼

역할이 바뀌면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평상시에 나는 남자가 밖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건 서로가 단순히 무관심해서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했었고 내가 주부생활을 하고 아내가 직장 생활하면 남들과 달리, 서로 대화가 통하고 잘 이해하며 지낼 것이라 속으로 크게 장담을 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사회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의 심정이나 직장 생활에서의 문제점을 좀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렇게 처음 한동안은 내 생각처럼 우리 부부는 매우 잘 소통하며 지냈다. 퇴근하고 힘들어하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충분히 이해하고 때론 조언도 하고 그렇게 이상적으로 살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 속에 이루어지는 공감대에 있어서 점점 간극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집에만 있으면 당연히 사회생활에 대한 정보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 신문을 보고 최신 정보들을 탐독해도 실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는 데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한동안 아내를 위한 그 어떠한 제안과 위로가 별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 적이 있다.


가정주부 생활을 하면서 나는 부부간의 소통에 대해 깨달은 바가 한 가지 있다.
나 또한 사회생활을 할 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어떤 사건을 접하는 데 있어서 개인적인 성향과 의향, 그리고 개인의 인생관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인 판단과 남들이 일반적으로 수긍하는 문제 해결법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직장 일을 해결할 사람은 집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집중력이나 관심도의 차이가 확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오래전 나는 가정에서의 부부간 대화가 남녀 성별의 차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주부가 되고 나서 직접 경험을 하고 난 뒤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 보니 이전의 판단이 전복되었다. 핵심 원인은 매우 간단하다. 바깥일을 하는 사람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애착이나 관심도가 매우 큰 반면, 뒤에서 바라보는 가정주부는 그 심각성에 대해 막연히 짐작만 할 뿐 잘 모를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주부가 되어보니 아내의 대화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말을 솔직히 못 하겠다. 그렇다고 직장에서 일을 하는 아내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 내가 직접 그 일을 대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잘 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내가 욕을 하면 함께 욕하고 정말 제대로 이해를 했다면 대화 도중에 재차 확인하고 함께 화를 내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그리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이라도 힘내라는 용기 담은 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집안이 안정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도 밖에서 일하는 아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좀 더 사회생활을 했다고 해서 나설 필요가 없다. 이유는 지금 사회생활을 통해 발생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밖에서 일을 하는 사람의 몫이며 그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차로 인해서 각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은 각기 다를 수 있다. 나의 방법이 아내에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고, 아내의 방법이 나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요즘은 대화를 할 때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잘 모르는 것은 미리 물어보거나 대화 속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나 혼자 있을 때 인터넷을 통해서 공부를 한다. 그래도 왠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어쩔 수 없는 공감대의 간극이 생길 것 같다.

부부가 나이 들어 서로가 좋아하는 공통의 취미생활을 가지라는 말,

어쩌면 지속적인 부부간의 소통을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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