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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un 21. 2021

我想으로 무너지는 나를 보며

살면서 이것 저것 많이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나는 나 스스로의 모습을 지키고 싶어서 여전히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변화를 하려면 그놈에 지긋지긋한 오래된 나의 버릇과 습관, 그리고 몹쓸 아상을 버려야 하는데... 


목덜미를 쓰다듬 듯 싸늘하게 상기되는 나의 욕심에 또 한 번 부끄러워진다.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버리지 못한 것을 느끼니 스스로가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나 스스로가 주부 생활을 선언하였고, 

그 선언이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서 살고 있는데, 

그래서 자연스레 주부의 모습을 살아야 하지만 아직도 순간순간 옛 모습을 그리워하며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으로 아상을 발휘한다. 


이런 모습이 나 혼자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발휘 되다보니 문제가 된다. 


가족 또한 나 자신만이 있는 것이 아닌 다른 객체가 존재하는 집단으로 고려할 때.. 

내가 아상을 발휘하게 되면 당연히 상대는 그만큼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게되는 법인데... 


... 

.. 

.


결국엔 나의 아상으로 또 한 번 파도처럼 일렁이는 불편함을 겪게 하였다. 


주부라면 그저 주부의 모습을 갖추고,,, 그 다음 내 몫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주부가 가지는 의미가 의외로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9살 딸아이와 심도 있는 이야기를 했었다. 

딸아이의 마음은 그저 친절한 엄마 같은 아빠를 원했고.. 

나는 여전히 아빠 같은 아빠 모습이었다.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내 나이가 50이 넘다보니, 변명 같지만, 여전히 아빠의 모습을 기억하다보니 나의 행동은 너무나 익숙해 버린 가부장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었던 모양이다. 엄한 아빠의 모습을 너무나 힘들어하는 딸아이를 보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여전히 나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구나"라고.. 


여전히 나는 아상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나는 스스로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의 모습은 아상을 가지기 보다는... 

스스로 뭔가를 하기 보다는... 

좀 더 안정된 모습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더라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아상이 발휘되므로, 

먼저, 주부가 생각하고 행동하듯이 가족을 생각하고, 나의 일은 그 다음이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상을 발휘하지 않음이 나 아닌, 다른 이를 위하는 일이고, 

아상을 발휘하지 않음이 나 자신을 좀 더 안정되도록 만드는 일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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