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일초를 느끼며

by 공삼

처음 시작은 의기양양하게 그리고 힘차게 출발을 했어도 난생처음 해보는 일을 하다 보면 처음의 용기를 항상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을 생활하다 보면,

월요일은 새로운 한 주라서 기분 좋은 출발을 위해서 스스로를 다독이며 재시작한다.

화요일은 어제의 기운을 이어받아 지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수요일은 절반을 지나는 한 주를 생각하여 다소 급한 마음에 스스로를 다독인다.

목요일은 좀 있으면 주말이라 좀 더 힘내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금요일은 막상 별일 없이 토요일 하루를 보내겠지만 내일이 토요일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토요일은 늦잠을 잘 수 있고 한 주 동안 잘 지냈다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리고 일요일은 지나버린 한 주를 아쉬워하고 동시에 다가올 월요일에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에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는 이유를 대며 살다 보니 쳇바퀴 같은 나날을 지나 이제 거의 1년을 채운다. 물론 그동안 이런저런 공부도 하고, 많은 것을 관심을 두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다. 사람은 때가 있다지만 그때를 알 수 없으니 쳇바퀴 같은 하루가 더없이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루가 빨리 지나면 바삐 살았다는 증거이고, 하루가 늦게 지나면 충분히 잘 살지 않았다는 증거라고들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가끔씩 하루를 일분일초 매 순간 느끼며 살고 있는 나는 충분히 잘 살고 있지 않았다고 봐야 하나?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고, 정보를 가까이하고, 원하는 책을 읽으면 그나마 일분일초를 덜 느낄 수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주부들이 집에서 하는 일이 뭐가 그리 바쁜지 의구심을 둔 적이 있었다. 정작 내가 가정주부를 하고 보니 그 이유를 알만했다. 우선 집안일이 늘 많이 산재해 있어서 바쁘고, 바삐 움직여야 하루를 일분일초로 느끼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든 남자든 집안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 본다.

가끔씩 내 아내는 출근하기 전에 나에게 미션이랍시고 뭔가를 지시하고 집을 나선다. 처음엔 그까짓 것이 무엇이라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지만, 지나고 보니 아내의 부탁이나 지시가 나 자신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촉매 같은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많은 미션을 부여하길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고 보면 유경험자의 배려일까? 지금 생각해 보면, 최근 무료함을 느끼고 스스로 기운이 없었을 때 아내가 나에게 하루에 한 가지 미션을 주고 출근했다. 그리고 난 그 미션을 자랑스럽게 그리고 정말 완전무결하게 마치고 늦게 퇴근하고 돌아온 피곤한 아내에게 보고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소소하지만 행복하게...

계약교수 당시 어려운 보고서를 써가며 힘든 일을 했을 때 보다 더 행복해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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