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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Oct 05. 2022

제대로 된 협업은 제대로 된 소통에서 출발한다.

오래전부터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다방면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홍보를 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나는 늘 조심스러워한다. 기업을 위해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업병처럼 나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늘 질문한다. 


이 내용은 올려도 되냐고.


공개해도 되는 내용, 그렇지 않은 내용을 가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나름 신경을 쓰며 회사 이미지를 위해 노력하지만, 가끔은 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기업 간 거래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던 정보를 어느 타 언론지에는 당당하게 공개를 했다. 

사실 이 문제는 큰 문제로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가장 내부적인 상황을 제대로 알고 외부로 홍보해야 할 사람이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낳는다. 만일 내가 그 회사에 소속이라도 되었다면 직무유기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그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라서, 그리고 또 하나의 단순한 거래처로 관계를 맺고 있다 보니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장기간에 걸쳐 홍보를 했던 사람에게 상의 없이 예전 결정과 상반되는 결정을 한 모습은 솔직히 탐탁지가 않았다. 


본인이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은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무 예민하다, 민감하다고 폄하할 테지만, 그만큼 예민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홍보라는 일을 하는 것이다. 트렌드나 정보에 예민 또는 민감하지 않으면 홍보나 마케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상시 일을 하면서 나는 회사에게 피해가 되지 않기 위해 말과 행동을 삼가며, 예의를 갖추며 존중하여 대하였는데, 실상 상대 회사는 나에 대한 예우가 없었다는 것이다. 

홍보하는 입장인 내가 먼저 알아야 할 내용을 다른 곳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 소외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동시에 신뢰가 없어진다. 

적어도 업무적인 내용이라면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먼저 알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면 그 자체로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자 소통이 원활하다는 의미일 텐데, 반대로 그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예 생각 자체가 없었거나 조직 간 업무에 대한 상호 배려가 없었거나, 평상시 그런 일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을 하지 않아서 생겨난 현상이다. 


홍보와 마케팅을 추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원과 일과 연계된 조력자 모두가 함께 같은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하며, 결국에는 배가 산으로 가거나 좌초하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배가 산으로 가는 이유는 의사결정자가 무능하거나 전문가가 개입하지 않을 경우이며, 좌초하는 경우는 능력이 있더라도 의사결정자나 해당 전문가가 빠지는 경우이다. 


한 예를 들자면, 이런 일이 있었다.

모 대학에서 연구교수할 때 일이다.  

어떤 업무에 대해 함께 회의를 해 놓고, 자기들끼리 따로 모여서 회의하면서 변경된 내용과 공기에 관한 내용을 나에게 따로 전달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의사결정자에게 나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비쳤고, 회의 때 있었던 일을 언급하지만, 그건 그저 결과 앞에 변명일 뿐이었다. 즉, 나름 업무상 왕따를 당한 셈이다. 나는 그 뒤로 두 가지 습관이 생겨났다. 일의 결과물을 미리 만들어 놓거나, 또는 상대가 귀찮을 정도로 계속해서 연락을 취한다. 어차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나에 대한 배려가 없을 테니 먼저 챙기지 않으면 나만 소외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비슷한 사태가 일어난 것인데, 아마도 별생각 없이 당연히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나에 대한 존중이 없었기 때문에, 적어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매우 서운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 이런 일을 하면 더 많은 기업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라 예상한다. 특히나 중소기업의 경우, 홍보와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은 물론 부서조차 부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더 그럴 것이다. 

어쨌든 또 한 번 각인되는 생각이지만, 스스로부터 이런 일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나름의 조치가 필요할 듯싶다. 


사실 이런 문제가 생길까 봐서 매주 회의에 참석해서 회의를 하지만, 

매번 회의 때 만나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은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는,,, 

게다가 통합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환경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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