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뭔가를 알리려는 온갖 정보들로 가득하다.
출근하기 위해서 집에서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들어오는 각종 홍보물들이 눈에 스친다.
만일 눈으로 보이는 홍보물의 모든 텍스트와 이미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아마도 현관문을 나서는 동안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결국엔 선택적 지각을 가진 우리는 재빠른 시간 동안 대략 내용을 짐작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나를 알아달라는 홍보물들이 마치 자기를 봐 달라는 듯이 외쳐대는 듯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홍보물들은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해져서 쉽게 그들에게 노출되지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자기를 봐줄 사람을 기다리며 매일같이 같은 모양, 같은 모습으로 무언의 외침을 질러댄다.
주변에 넘쳐나는 홍보물을 보고 있으면, 솔직히 자원낭비에 미관훼손에 심지어 환경에 나쁠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런데 왜 이리 많은 홍보물들이 필요한 것일까?
예전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때마침 광고용 전단지를 제작하는 인쇄업자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의 답은 간단했다. 전단지를 돌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대답을 듣고도 줄곧 나는 부정적인 생각이 앞섰다.
그리고 공부를 심화할수록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 사실 하나가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노출시켜서 정말 필요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라는 사실.
다소 비효율적이지만, 그나마 소비자를 발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뭔가 아이러닉 하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전단지 제작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제작 비용대비 누군가 전단지를 보고 연락을 하거나 매장을 방문하게 되면 충분히 전단지 가격을 상회하는 수준의 매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보 속의 홍보가 가능한 이유는 전단지 생산 단가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만일 전단지 제작 비용이 매우 비싸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개인이 직접 값산 종이를 구매해서 일일이 집에서 광고용 전단지를 수작업으로 제작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에...
전단지와 같은 홍보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있어야 할 때 있다는 사실이다. 즉, 장소를 가려서 홍보한다.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홍보와 관련해서 재차 강조해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라서 당연하게 언급해 본다.
오가는 출퇴근길에 접하는 아파트에 붙여있는 전단지를 보면 대략 이런 내용들을 홍보하고 있다. 식당, 병원, 학원, 과외, 건강음료판매, 부동산 관련정보(아파트), 최근에는 배달음식 관련 전단지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살면서 주로 관심을 두고 실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업종들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미 그런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신의 변화가 있거나 갑작스럽게 뭔가가 필요할 때 전단지를 참고하기 시작한다.
즉, 널브러진 전단지의 가치가 여기 있는 것이다.
전단지가 거기에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노출되기 바라며 홍보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노출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그냥 보여주기와 같이 이해를 많이 한다.
그러나 소비자행동론이나 마케팅에서 소개하는 노출에 대한 정의는 조금 차이가 있다. 즉,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 안에 들어가는 것을 노출로 본다.
다음 문장을 이해해 보자.
- 내가 이번에 회사 제품 전단지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노출시켰다.
- 내가 만든 전단지를 통해 우리 회사 제품이 소비자에게 노출되었다.
첫 번째 문장에서의 노출은 단순 알림의 의미에 가깝다. 하지만 두 번째 문장의 의미는 소비자의 눈에 회사 제품이 들어갔다는 뜻이 된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서 광고를 해도 실패하는 경우를 지켜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반면,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를 했음에도 대박을 치는 경우 또한 지켜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연 무슨 차이일까?
그것은 내가 광고하려는 것을 전단지에 담아 적절한 장소에서 소비자의 관심이 생기길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를 보여준다. 게다가 결코 전단지는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하는 홍보가 아니라 특정지역과 특정인을 대상 하는 홍보이다.
요즘은 소비자가 뭔가를 찾으려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행위는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보는 서칭 행위이다. 이미 일반화되었고, 이에 대한 증거로 각종 광고 내용을 온라인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심지어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 도구라 불리는 블로그의 경우, 리뷰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좀 더 깊게 사람들 사이에서 그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전단지가 필요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장 유력한 원인은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다소 젊은 세대의 경우 온라인이 용이하고 그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리뷰에 의존한다면, 여전히 기성세대의 경우, 활자를 통해 신뢰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동네 주변에서 얻어야 하는 소스일 경우, 전단지를 찾는 게 더 빠르다는 생각을 가지며 참고한다.
특히 5인치짜리 화면보다 종이로 된 전단지는 의외로 많은 강점을 가진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본 정보는 참고하고 난 뒤 다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전단지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있고 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보고 버려도 되고, 집에 두었다가 언제든지 쉽게 꺼내어 볼 수 있으며, 심지어 아파트 내에 언제든지 같은 내용의 전단지가 있어서 보관이나 관리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물론 쓰레기처리라는 부담은 남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단지 쓰레기에 대해서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전단지로 버려지는 종이의 낭비를 막고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로 전단지를 대체할 전자광고판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성행하는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처럼 전단지가 홍보에 있어서 중요한 자리에 있는 이유는 아직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다.
전단지로 인해서 싸여가는 쓰레기를 생각하면 곱게만 볼 수 없는 게 바로 전단지이다.
실제 전단지 배포와 관련한 신고 접수도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점차적으로 전단지 양이 줄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윤승락(2018)의 신문에 끼워진 상업용 전단지의 특성이라는 연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도별로 전단지 생산량이 감소함을 알 수 있다.
또한 홈플러스의 경우, 전단지 대신에 디지털 전단으로 도입했는데, 홈플러스에 따르면 디지털 전단 도입을 통해 연간 1,341톤에 해당하는 종이를 아껴 나무 4471그루를 보존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마도 점차적으로 디지털 전단지가 더욱더 확대될 것이라 본다. (출처 : 그린포스트 코리아)
이제 전단지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구독서비스 관점에서 전단지의 디지털화는 앞으로 준비해야 할 홍보 트렌드가 아닐까 싶다.
종이에서 화면으로의 변화는 일종의 혁신에 해당한다.
혁신의 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가 도래하지만, 세대의 요구 변화가 동반되어 자연스럽게 혁신이 자리 잡게 되어 빠른 속도로 생활의 변화가 정착된다. 바로 전단지 또한 그럴 것이라 보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전단지 말고는 과연 어떤 방법이 필요하게 될까?